백두대간 종주 등 아웃도어 프로그램,직원교육장으로 인기

  • 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아웃도어 교육 캠프에 참가한 한 직장인이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왼쪽). 삼성서울병원의 신입사원들이 오대산에서 열린 캠프에서 텐트를 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웃워드 바운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아웃도어 교육 캠프에 참가한 한 직장인이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왼쪽). 삼성서울병원의 신입사원들이 오대산에서 열린 캠프에서 텐트를 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웃워드 바운드
삼성서울병원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입사 3년차 이승남(28) 씨는 2006년 중반 입사 후 오대산에서 받았던 신입사원 교육을 잊지 못한다.

“입사 동기 80명과 함께 오대산으로 향했어요.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텐트를 치고 자고 30km 산행을 하며 통나무를 오르고…. 처음에는 ‘이런 걸 왜 하나’ 의아했죠. 하지만 힘든 과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동기들과 친해지고 자연스럽게 애사심도 생기더군요.”

삼성서울병원은 그해 신입사원 800명을 80명씩 조를 나눠 3월부터 11월까지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도 신입사원 400명을 대상으로 비슷한 내용의 야외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거리 산행, 캠핑, 암벽 등반 등 야외 레저 활동이 국내 기업들의 직원 교육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고참 간부들도 대상이다.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 합병하기 1년 전인 2005년 조흥은행 간부급 직원들과 함께 한 백두대간 종주는 아웃도어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신한은행은 성공적인 합병은 두 기업 직원들의 ‘감성 통합’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부서장 4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005년 3월 15일부터 4월 23일까지 40일간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 릴레이 형식의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힘든 과정을 함께 극복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극대화하고 기업 발전에 필요한 도전정신, 진취성 등을 함양하겠다는 취지였다.

신한은행 인력개발부 김희승 부부장은 “당시 여러 프로그램을 놓고 고민한 결과 함께 고생하면서 온몸으로 체험하는 백두대간 프로그램이 ‘감성 통합’이라는 취지에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실제로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후 매년 신입사원 교육에 18시간짜리의 장기 산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교육에 야외 활동이 도입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새로운 경향은 아웃도어 전문가들이 이를 맡아 훨씬 전문적으로 진행한다는 것.

그 대표적인 단체가 ‘아웃워드 바운드(Outward Bound)’ 한국지부다. 아웃워드 바운드는 영국의 아웃도어 전문 교육기관으로 현재 한국을 포함해 세계 16개국 36개 학교가 있다.

아웃워드 바운드 한국지부는 설립 당시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염두에 뒀는데 오히려 기업들로부터 직원 교육 요청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삼성서울병원,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삼성인재개발원, 국민은행, 대한투자금융, 에쓰오일, 한국HP, 코오롱그룹 등의 아웃도어 교육을 진행했다.

아웃워드 바운드 한국지부의 유한규 교장은 “강의는 교육 효과를 높게 잡아도 60% 정도에 불과하지만 몸으로 체험하는 야외 활동으로 얻는 교육 효과는 85% 이상”이라며 “팀워크와 리더십을 키우는 데는 아웃도어 교육만 한 게 없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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