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무 “삼성에 대한 걱정 잘 듣고 있다”

  • 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28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특별검사 사무실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28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특별검사 사무실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28일 특검팀에 소환된 뒤 특검보와 특별수사관 등 여러 명의 수사진에게서 14시간가량 조사받았다.

시민단체가 불법 의혹을 제기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의 최대 수혜자가 이 전무이기 때문이다.

▽왜 조사하나=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배임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이 집중된 3건의 거래는 계열사 지분 대부분이 이 전무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이 전무를 상대로 한 특검팀의 조사는 이 전무가 불법 의혹이 제기된 그룹 지배권 인수 기획과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조사 받았나=특검팀의 조사는 △에버랜드 CB 저가 발행 사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사건 △서울통신기술 CB 저가 발행 사건을 통해 이 전무가 그룹 경영권을 편법으로 넘겨받았다는 의혹에 맞춰졌다.

특검팀은 세 가지 사건 모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 전무에게 경영권을 편법으로 넘겨주기 위한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기획과 공모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버랜드 사건의 경우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다.

이 전무가 피고발인으로 돼 있는 ‘e삼성’ 사건의 경우 이 전무가 사업을 추진하다가 부실화된 사업체 지분을 계열사들이 매입하도록 해 계열사들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 사건 내용이다. 이 역시 그룹 차원의 지시와 공모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이 전무는 이날 특검에 출두하면서 “저와 삼성에 대한 많은 걱정과 기대를 하고 계신 점을 잘 듣고 있다. 오늘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무는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받고 있고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는 식으로 성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면서도 “답변 내용은 우리한테는 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고 설명해 이 전무가 의혹을 적극 부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감위, 삼성증권 특별 검사=삼성그룹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 당국이 다음 주 중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 검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 홍영만 홍보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특검팀과 삼성증권 검사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는데 마무리 단계”라며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며 분석이 끝나는 대로 다음 주 중 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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