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내달 첼시전 속앓이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박지성 선수가 풀럼과의 경기에서 336일 만에 멋진 헤딩골을 터뜨리자 한국 축구팬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처지에 빠졌다. 풀럼은 LG전자가 2010년까지 후원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박 선수의 활약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보내지만 풀럼의 패배에는 마음이 아프다”며 “그나마 ‘LG전자가 풀럼을 후원한다’는 사실이 한국에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이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도 박 선수는 LG전자를 웃기고 울렸다. 당시 LG의 디지털TV 브랜드 ‘엑스캔버스’의 광고모델이던 그는 LG 측에 “월드컵에서 골을 넣으면 광고에서 보여줬던 기타 치는 골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전에서의 극적인 동점골에도 불구하고, 동료 선수들이 박 선수를 순식간에 둘러싸면서 LG의 기대는 무산되고 말았다.
2005년부터 맨유의 대표적 라이벌인 첼시FC를 후원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박지성 딜레마’를 겪기는 마찬가지.
삼성 관계자는 “우리도 다음 달 열릴 두 팀 간의 ‘빅 매치’ 때 LG와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과 LG 관계자들은 “박 선수가 골을 넣고, 경기는 후원 팀이 이기는 것이 최상의 조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