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가 다니는 회사에는 A 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B 씨도 다닌다. B 씨는 20대 중반 다른 동기들보다 빨리 결혼해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가 있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이 그의 최대 관심사다.
나이는 같더라도 A 씨와 B 씨에게 도움이 되는 보험은 전혀 다르다.
A 씨처럼 사망 후 유족들을 위한 보험금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고객에게 종신보험을 권유하거나 B 씨처럼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에게 변액연금을 판매하면 당장은 가입하더라도 나중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보험설계사들은 보험 상품을 권유하기에 앞서 고객 정보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설계사들이 가입자의 연령과 건강상태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은 가족상황, 자산의 규모 및 종류, 예상 은퇴시기, 위험회피 성향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물어본다.
설계사들은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야 자산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꼭 맞는 보험을 추천할 수 있다. 또 지속적으로 소득 흐름을 살펴보다가 필요한 시기에 적당한 보험을 추천하는 등 가입자의 맞춤형 자산관리를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판매된 보험은 당사자에게 유용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해약하는 사람도 적어 보험사 경영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맞춤형 자산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사와 가입자 사이의 충분한 신뢰다. 아직도 고객 중에는 개인정보 오남용을 우려해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이가 많다.
앞으로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개인정보를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만 사용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면 맞춤형 보험 시장은 설계사와 가입자의 ‘윈윈 게임’으로 확대될 것이다.
오영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