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중국에 철강재를 가공해 판매하는 대규모 코일센터 법인을 설립해 철강 가공 및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들어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철강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회사 측은 “코일센터 법인이 곳곳에 있어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주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데다 물량 수급도 원활해져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우선 철강 가공 및 유통 네트워크를 중국 동부 연안 지역에 구축할 방침이다. 중국 철강 수요의 대부분이 동부 지역 연안 도시에 집중돼 있는 데다 현재 쑤저우(蘇州), 둥관(東莞), 순더(順德)에서 운영 중인 기존 코일센터 법인 3곳과 연계 영업을 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칭다오(靑島), 톈진(天津), 다롄(大連) 등 중국 동부 연안 도시를 중심으로 코일센터 법인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지는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10곳 이상은 돼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일센터 신설은 물론 기존 업체를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중국 동부 연안 지역에서 어느 정도 네트워크 구축이 되면 내륙 지역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내륙 지역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 조만간 이 지역 철강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1997년 12월 루마니아 국영 철강업체인 ‘오텔리녹스’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일본 5위 스테인리스 생산업체인 ‘묘도(明道)메탈’도 사들였다. 무역 중개 등 종합상사 업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사업 전망이 밝은 철강 기업을 외국에서 인수해 직접 생산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들 공장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제품을 중국 코일센터 법인을 통해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루마니아와 일본, 중국을 연계하는 글로벌 철강 네트워크를 만들어 제품 수급에 따라 발 빠르게 제품 생산량과 재고를 조절하겠다는 복안이다.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스테인리스 공장을 마련해 루마니아, 일본과 함께 스테인리스 3대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 스테인리스 수요가 점증하고 있는 데다 대대적으로 확충할 중국 내 철강 가공 및 유통 네트워크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체 공장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어서 삼성물산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삼성물산의 철강 관련 법인 현황 | |||
법인 | 출범 시기 | 사업 내용 | 연간 생산량(t) |
루마니아 오텔리녹스 | 1997년 12월 인수 | 스테인리스 가공 및 정밀재 생산 | 1만5000 |
일본 묘도메탈 | 2008년 1월 인수 | 스테인리스 정밀재 생산 | 1만5000 |
중국 순더 코일센터 (포스코 합작) | 1998년 10월 설립 | 철강 유통 및 단순가공 | 14만(취급량) |
중국 둥관 코일센터 | 2007년 5월 설립 | 철강 유통 및 단순가공 | 5만(취급량) |
중국 쑤저우 코일센터 (포스코 합작) | 2008년 1월 설립 | 철강 유통 및 단순가공 | 5만(취급량) |
자료: 삼성물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