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우주인 바뀌나” 과학계 촉각 《다음 달 8일 러시아 유인(有人)우주선 소유스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올라갈 ‘한국 최초 우주인’의 영광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
러시아 우주인 2명과 함께 소유스호에 탑승할 한국인이 당초 ‘프라이머리(탑승) 요원’으로 선정된 고산(32) 씨에서 ‘백업(예비) 요원’인 이소연(30·여) 씨로 교체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 나타나 주목된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9일 “최근 이 씨가 고 씨 대신 러시아의 정식 탑승팀에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두 사람의 임무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씨는 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인근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에서 그동안 고 씨와 함께 훈련하던 러시아 프라이머리 우주인 2명과 정식으로 탑승 훈련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씨는 그동안 우주로 올라가는 러시아의 프라이머리 요원이 아닌 지상에서 보조임무를 수행하는 ‘백업 요원’ 2명과 탑승 훈련을 해왔는데 이번에 고 씨와 역할이 바뀌었다. 또 고 씨와 이 씨는 발사 전 마지막 외출이 허락된 8, 9일 러시아 측의 이례적인 외출금지령에 따라 외출을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에서 우주인 사업을 주관하고 두 사람이 선임연구원으로 소속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원장이 최근 급히 현지를 방문해 러시아 측과 훈련 계획을 조정한 것과,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들이 잇달아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설사 임무가 교체된다 해도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 자체는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일한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은 이달 17, 18일 최종 테스트를 거쳐 19일 소유스호에 탑승할 최초의 한국 우주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물론 당초 계획대로 고 씨가 우주선 탑승 요원으로 최종 결정될 가능성도 있어 현재로서 교체 여부를 속단할 수는 없다. 고 씨와 이 씨는 1만8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2006년 12월 한국 우주인 후보에 선발됐으며 지난해 9월 고 씨가 프라이머리 우주인에, 이 씨가 백업 우주인에 각각 선정됐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