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하락-환차손 ‘이중고’…해외펀드 투자자 울고싶어라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원화가치 하락으로 일본 펀드를 비롯해 상당수 해외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수익률 하락은 물론이고 환차손까지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현재 일본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6.76%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 펀드는 80%가량이 환헤지(환위험 회피)를 한 상태다.

환헤지는 은행 등에서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매 시점의 환율을 펀드에 가입할 때 시점의 환율로 미리 고정해 두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환헤지를 했다고 해서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100% 막기는 힘들다.

가령 지난해 3월 100엔당 원화 환율이 800원이라고 할 때 1000만 원을 일본 주식에 투자했다고 하자. 이 경우 125만 엔어치의 일본 주식에 투자하게 되고 이때 125만 엔어치를 1년 후 800원에 매도하는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1년 후 주가가 20% 하락하고 환율이 950원으로 상승했다고 가정하면 주식의 가치는 100만 엔이 되고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950만 원이 돼 실제 일본 주식 손실보다 적은 5%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1년 전 125만 엔어치를 800원에 매도하겠다는 선물환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매도를 이행하기 위해 100엔당 950원에 125만 엔어치를 매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87만500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전체 손실은 237만5000원으로 순수한 주식하락률 20%보다 높은 23.75%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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