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연간 연구개발(R&D) 투자액 3조 원 시대를 개막한다. 연구개발 인력도 2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LG그룹은 12일 대전 LG화학기술연구원에서 구본무 회장 주재로 열린 ‘LG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서 올해 R&D에 총 3조 원을 투자하고 관련 연구 인력도 2만7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R&D 투자액은 3000억 원, 연구 인력은 석박사 600명을 포함해 1100명이 늘어난 규모다.
LG그룹 전체 R&D 인력 가운데 석박사는 8900여 명으로 늘어나고 국내 연구 인력은 모두 1만7100명으로 국내 종업원 9만 명의 19%를 차지하게 된다.
1995년 회장 취임 이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14년째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구 회장은 이날 “날로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선진 기업의 파상 공세와 후발 기업의 맹렬한 추격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은 R&D”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LG가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기업 친화적 정책에 적극 화답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으로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는 늘어난 R&D 투자로 독자 기술 개발력을 강화하고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LG전자는 △고객의 인사이트 발굴을 위한 R&D 강화 △R&D 프로젝트 경쟁력 및 경제성 평가를 통한 효율성 제고 △글로벌 R&D 인재 확보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LG화학은 핵심 원재료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보기술(IT) 관련 소재, 차세대 건축 자재 등 신사업 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구 회장은 이날 11개 계열사에서 개발한 70여 개 핵심 제품 및 기술을 일일이 살펴본 후 우수한 성과를 낸 22개 R&D 프로젝트팀에 ‘LG연구개발상’을 시상하고 총 21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프라다폰’ 개발팀은 대상을 차지해 3억7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본상은 ‘와인폰’ 개발팀과 ‘발효 화장품’ 개발팀 등이, 시너지상은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연구원들로 구성된 ‘LCD 시야각 품질 일류화팀’ 등이 수상했다.
이 보고회에는 강유식 ㈜LG 부회장,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CEO)와 백우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부사장) 등 계열사 연구소장과 연구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