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계에선]“암행 장관 납시오”

강만수-이윤호 장관 “전시행정” 논란에 비공개 현장방문키로

○…주말마다 재래시장 등 현장을 누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앞으로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키로 결정. 재정부 당국자는 “최근 일련의 현장 방문에 대해 일각에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있어 이제부턴 강 장관의 움직임을 ‘암행(暗行)’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전언. 이 장관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되자 “앞으로 나의 현장방문 일정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지시. 이에 따라 두 부처는 장관의 현장방문은 계속 진행하되 언론에는 일절 밝히지 않기로 했다는 것. 지경부의 한 고위 관료는 “(대불산단 전봇대 사건으로) 인수위 때는 ‘탁상행정’으로 얻어맞았는데 새 정부 출범 후에는 반대로 일각에서 전시행정이란 비판이 나오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씁쓸한 표정.

○ ‘HYUNDAI IB증권’ 개명에 현대증권 반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최근 인수한 신흥증권이 새 회사 이름을 ‘HYUNDAI IB증권’으로 결정하자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이 강하게 반발해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 현대증권 측은 “비슷한 이름을 쓰면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법적 대응 등 다각적인 대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그룹 측은 “기존 현대증권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영문 대문자로 표기했다”면서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은 동일 업종이지만 둘 다 ‘현대’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 않느냐”며 문제가 없다고 일축.

○ “밀가루 값 폭등에 회장님 소신도 꺾여”

○…샤니, 삼립식품 등 제빵회사를 갖고 있는 SPC그룹이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얼마 전 일부 빵 값을 100원씩 올리자 주변에서는 “뛰는 물가가 ‘회장님의 방침’까지 바꿨다”며 한마디. SPC그룹 허영인 회장은 평소 “서민들이 주로 먹는 빵 값은 올리면 안 된다”며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판매가를 동결하라”는 방침을 고수. 하지만 밀가루 값 폭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이 방침을 철회했다고. 이 회사는 최근 일본설비관리협회에서 선정하는 ‘전사적 생산성 향상 관리(TPM)’ 어워드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는 당할 수 없었다는 후문.

○ “밥솥 깨뜨리는 심정으로 납품단가 단체행동”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간부는 최근 ‘납품단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벌이는 중소기업의 단체행동을 ‘파부침선(破釜沈船)’이라는 고사성어에 빗대 표현. 파부침선은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빗댄 말. 최근 주물(鑄物)업계나 레미콘업계가 원자재 가격 인상을 더는 견디지 못해 파부침선의 심정으로 단체행동에 나섰다는 게 이 간부의 주장.

○ 금융위 기자실 출입제한 e메일 해프닝

○…조직 개편으로 각 부처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새로 출범한 금융위원회에서도 이런저런 해프닝이 벌어져. 금융위원회는 최근 “주 3회 이상 출입하지 않거나 명백한 오보, 공정성이 결여된 보도를 할 경우 출입기자 등록을 취소한다”고 출입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가 기자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부랴부랴 철회하느라 법석. 내용인즉 노무현 정부 당시 기자실 운용지침을 실수로 내보냈다고. 신임 전광우 위원장은 한 언론매체가 전후 사정을 살피지 않고 이런 내용을 보도한 11일 급히 기자실을 찾아와 “직원의 실수이지만 조직의 책임자로서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며 거듭 유감을 표시.

○ 거래소 이사장 선임 놓고 ‘낙하산’ 논란

○…증권선물거래소의 차기 이사장 공모가 마감돼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는 모습. 거래소 노조가 12일 “이사장 후보 추천위원회 활동을 형식적인 절차로 만들려는 음모를 중단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지역의 시민단체들도 이날 언론사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거래소 이사장은 부산 금융발전에 의지가 있고 부산 시민들이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인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 이런 움직임은 차기 거래소 이사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부터 친분을 가져온 이팔성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유력 후보로 부각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한일은행 상무, 우리증권 사장을 지낸 이 대표는 시향 대표로 갈 때도 경영인 출신이어서 화제가 됐다고.

○ 대우 신제품 세탁기 판매 호조에 희색

○…대우일렉트로닉스가 2008년형 신제품으로 선보인 ‘드럼 업’ 세탁기가 최근 일부 대형 유통점에서 쟁쟁한 경쟁사들의 드럼세탁기를 제치며 크게 선전(善戰)하는 것으로 자체 조사되자 이 회사는 요즘 ‘업(up)’된 분위기. 한 실무자는 “주부의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 드럼(빨래통)을 높이고 그 입구도 위쪽으로 40도 기울어지게 만들어 ‘경사(傾斜) 드럼’으로도 불리는데 판매 호조 덕분에 그야말로 ‘경사(慶事) 드럼’이 됐다”고 귀띔. 그러나 회사 경영진에선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일류 기업을 따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작은 성과에 흥분해선 안 된다”며 ‘주마가편(走馬加鞭)’을 주문했다는 후문.

산업부·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