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뭉치면 돈이 됩니다” 금융사들 가족마케팅 박차

  • 입력 2008년 3월 14일 03시 00분


‘가족끼리 뭉쳐야 산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고객의 가족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가족 전체를 고정 고객으로 만들고 이렇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추가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고객으로서도 주민등록등본 등 간단한 서류를 제출하면 가족끼리 포인트를 합쳐 수수료 면제, 대출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 예금 합산해 수수료 면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15일부터 우수고객을 선정할 때 등록된 가족들의 예금 실적을 합산해 반영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가족 구성원들의 예금을 모두 합쳐 3개월 동안의 평균 잔액이 6000만 원 이상이면 은행의 송금수수료, 자동화기기 및 인터넷뱅킹 수수료, 환전 수수료 할인 혜택을 가족 모두가 누릴 수 있다.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연회비 면제 및 무이자 할부서비스(최대 3개월, 300만 원 한도), 굿모닝신한증권과 신한생명의 수수료 우대 혜택도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또 다음 달 신규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이 이미 이 은행의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가족의 이름을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준다.

신한은행 황소영 개인고객부 과장은 “단기적으로는 고객의 가족 정보를 취합해 효율적인 마케팅에 활용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가족들의 종합 자산관리를 맡을 수 있는 기반을 닦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초 등록된 가족 수에 따라 최대 0.3%포인트 금리를 더 주는 ‘가족사랑 자유적금’을 선보여 지난달 말까지 30만 명이 넘는 고객을 모았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회갑, 결혼 등의 가족행사를 할 때 국민은행과 제휴한 뷔페 등을 이용하면 비용을 할인받을 수 있다. 계약기간이 3분의 2 이상 지난 뒤 결혼, 대학 입학 등의 이유로 중도 해지해도 가입금리에서 우대금리만 제외한 기본금리는 챙길 수 있다.

국민은행은 우수 고객인 ‘KB스타클럽고객’을 선정할 때도 가족들의 거래실적을 합산해 자격을 주고 우대 서비스를 가족 모두에게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가족 중 2명 이상이 가입하면 두 번째부터 가입하는 가족 구성원에게 0.1%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주는 ‘마이스타일 자유적금’을 판매 중이다. 부모 중 한 명이 이 상품에 가입하고 자녀가 어린이 전용상품인 ‘비타민 통장 및 적금’에 가입하면 양쪽 모두가 0.1%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 신용카드 할인 폭도 늘어

신용카드 업체들도 가족 고객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본인과 가족의 카드 사용실적을 합산해 차등적인 혜택을 주는 ‘현대카드H’를 내놨다. 이 카드는 가족들의 월 사용실적을 합쳐 30만 원 이상이면 전국의 모든 병원과 약국에서 5%를 깎아주며 60만 원 이상이면 할인 폭이 10%로 늘어난다. 유치원 및 입시학원 할인, 대형 할인점 및 주유소 할인 등 가족에게 필요한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마이패밀리 서비스’를 통해 등록된 가족끼리 포인트를 합쳐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또 전자제품 등을 구입할 때 최대 120만 원까지 먼저 할인을 받고 나중에 가족들끼리 합산한 포인트로 갚는 ‘패밀리 세이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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