튈까… 말까… 펀드는 ‘고민중’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주요 자산운용사 펀드 자금유출입 현황 (단위: 억 원)
회사설정 (입금)해지 (출금)
기은SG자산운용1,091 920
대신투신운용971 623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358 306
미래에셋자산운용807 718
산은자산운용889 86
삼성투신운용954 718
신한BNP파리바투신560 1,027
우리CS자산운용1,116 2,594
푸르덴셜자산운용623 211
하나UBS자산운용1,960 1,338
한국투신운용973 779
CJ자산운용1,524 575
NH-CA자산운용2,084 501
SH자산운용1,436 1,343
13일 하루 기준. 자료: 자산운용협회

코스피 1600선 붕괴… 힘 빠지는 주식형 펀드

《17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코스피지수 종가가 1,600 선 아래로 떨어지자 펀드 시장은 동요했다. 아직까지 펀드런(펀드 대량환매 요구) 현상은 눈에 띄지 않지만 국내, 해외의 주식형 펀드 모두 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추세다. 적립식으로 버티느냐, 환매로 무너지느냐의 갈림길. 미국발(發) 신용 위기의 범위가 확대되고 그 여파도 예상보다 길게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업계에서는 주식형 펀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

증시 불안에 최근 신규유입자금 큰폭 줄어

해외형은 순유출도… “펀드런 오나” 긴장

○ 힘 빠진 주식형 펀드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팀목 역할을 해온 주식형 펀드에 신용 위기의 충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 신용 위기의 확산으로 단기간에 국내 증시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금 유입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

1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1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자금 순유입세를 보였으나 13일 하루 유입된 액수는 17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13일 120억 원이 순유출됐다.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간 매달 약 10조 원 정도씩 늘어났으나 2월 초부터 3월 11일까지 증가액은 4조9823억 원에 그쳤다.

설정액과 운용수익을 합한 전체 주식형 펀드 순자산액은 13일 기준 124조4460억 원으로 전일보다 3조529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설정액 기준으로 150%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던 주식형 펀드는 올해 들어 주가 급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지난해 10월을 고점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한 세계 증시가 올해 들어 급락하면서 1분기(1∼3월) 펀드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며 “외풍이 잦아들기까지는 주식형 펀드 시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투자자들 신뢰 회복이 관건

펀드업계는 주가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환매가 속출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의 자금 유출입 현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의 펀드에서 환매가 일어나면 다른 펀드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자금 유출입은 11일 506억 원, 12일 1156억 원 순증했지만 13일에는 88억 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또 코스피지수 1,600 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가 저점이 더 낮아졌고, 다른 국내외 경제지표들도 악화돼 신규 펀드투자를 미루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대신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커진 점이 투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의 자금 이탈도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펀드 환매 여부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삼성증권 한덕수 마스터PB는 “환매는 이미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며 “불안감 때문에 팔기에는 앞으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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