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11시 40분(한국 시간) 현재 독일 DAX30지수는 14일보다 3.14%, 영국 FTSE100지수는 2.14%, 프랑스 CAC40지수도 2.28% 하락했다.
앞서 마감된 17일 서울의 코스피지수는 25.82포인트(1.61%) 떨어진 1,574.44를 기록해 1,600 선이 깨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7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60% 떨어졌다.》
한은 “환율상승 빠르다” 구두개입 역부족
달러 수요 많아 高환율 당분간 지속될 듯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증대 효과 미지수
“성장 기대하다 민생 물가만 치솟을 수도”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31.90원 폭등(원화 가치는 하락)한 1029.20원으로 거래를 마쳐 2년 3개월 만에 ‘네 자릿수’가 됐다. 원-엔 환율도 지난주 말보다 100엔당 66.30원 급등한 1061.60원으로 치솟았다.
채권금리도 급등(채권 가격은 급락)해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지난주 말보다 0.08%포인트 오른 연 5.36%로 마감했다.
앞서 베어스턴스는 일요일인 16일 밤 JP모건체이스에 주당 2달러, 총 2억3600만 달러에 전격 매각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같은 시점 재할인율을 0.25%포인트 내린 3.25%로 조정했다.
○ 엇갈리는 환율 전망
환율 상승세가 곧 중단되리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데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나오는 주식 배당금을 역송금하려는 외국인이 많아져 외환시장에 달러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900원 중반대로 떨어지는 시점에 대해선 ‘2분기(4∼6월) 내’라는 의견과 ‘하반기(7∼12월) 이후’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2분기 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최근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만큼 딜러들이 종전보다 달러 매도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이 본사 유동성을 확보하고 나면 더는 한국의 주식이나 채권을 팔지 않을 것이란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반기까지 불안이 계속되리라는 쪽은 아직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다고 보는 견해다.
○ 환율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출이 늘어난다. 한국은행도 원-달러 환율이 연간 1% 오르면 경상수지가 5억3000만 달러 늘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세계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환율 상승이 무역수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줄어 가격 경쟁력이 생겨도 해외에서 한국 물건이 잘 팔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원-엔 환율 급등은 경상수지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0% 오르면 수출이 2.3% 증가할 것으로 봤다.
○ 기업-가계의 서로 다른 이해(利害)
정부가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것은 수출기업을 도와 경기를 부추기고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신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을 감수하겠다는 뜻.
이에 대해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물가를 잡기 위해 어설픈 정책을 쓰다가는 물가도 놓치고 내수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률은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 속의 성장이 낫다는 견해다.
하지만 물가고(苦)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에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업-가계가 고통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균형 잡힌 환율-물가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