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실패 각오하고 리스크 떠안아야”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구자규 GE헬스케어 클리니컬시스템 아시아총괄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리더로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며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구자규 GE헬스케어 클리니컬시스템 아시아총괄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리더로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며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GE 핵심인재 상위 0.2% 구자류 GE헬스케어 아시아총괄 사장

세계적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핵심 인재는 상위 0.2% 정도다.

이들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직접 선정해 교육과 회의 등으로 ‘특별관리’하는 ‘고위 임원(Senior Executive)’으로 세계 100여 개국 32만여 명 중 700명도 안 된다.

이런 고위 임원에 한국인이 지난해 포함됐다. 이채욱 GE헬스케어 아시아 성장시장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주인공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근무하는 구자규(48) GE헬스케어 클리니컬시스템 아시아총괄 사장. 전시회 참석차 최근 방한한 그를 만나 성공 과정을 들어봤다.

그는 “리더로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며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시장 창출을 통한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1984년 삼성GE의료기기연구소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1996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 GE메디컬 아시아본부 마케팅팀장으로 발령받았다. 그는 당시 글로벌기업의 진출이 전무한 베트남을 눈여겨봤다.

“주변에서는 의료기기 수요가 많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을 공략했지요. 제가 베트남에 간다고 하니까 헛수고하지 말라고 다들 말렸지요.”

하지만 구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시골 병원 의사들을 만나 의료기기 수요를 물었고 본부의 도움을 받아 의료기기들을 기부했다.

얼마 뒤 베트남은 세계은행(IBRD)에서 차관을 지원받았고 구 사장은 베트남 병원에 기부한 모델과 같은 장비 100대를 파는 ‘대박’을 터뜨렸다.

구 사장은 ‘스타 경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0년 GE메디컬 아시아 초음파사업본부장 때 당시 6500만 달러인 매출을 1년 만에 9500만 달러로 끌어올렸고 2001년 GE메디컬 아시아 골밀도측정기 사업본부장 당시 매출을 2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늘렸다.

그가 2005년부터 GE클리니컬시스템 아시아총괄 사장을 지내며 중국 시장을 개척한 것도 유명한 이야기다.

중국 농촌은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저가형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제품 개발 엔지니어 20명, 영업사원 40명을 투입했다. 당시로는 과감한 결정으로 주변에서는 반신반의했지만 그는 실패를 각오하고 리스크를 떠안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2만5000달러짜리 의료기기를 1만 달러로 가격을 낮춰 2500대를 판매했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6월 고위 임원 반열에 올랐다.

구 사장은 “훌륭한 직원이 있으면 상사도 크고 회사도 큰다”며 “직원들을 GE의 소중한 인재로 길러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구자류 사장은…▼

△1984년 연세대 졸업

△1984년 삼성GE의료기기 연구소 입사

△2001년 GE플라스틱 대표이사

△2005년 GE헬스케어 클리니컬시스템 아시아총괄 사장

△2007년 본사 고위 임원으로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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