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2인의 증시 전망 “3분기 말~4분기 돼야 본격 반등”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매입 나설때” “4~5개월 뒤에나” 투자시점 엇갈려

최근 증시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일찌감치 침체장을 정확히 예견했던 두 사람의 입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바로 관심의 주인공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대다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이 올해 증시를 긍정적으로 예상할 때 “내년 코스피지수가 1,5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들의 예측대로 코스피지수가 1,500 선으로 내려앉은 지금 두 리서치센터장의 향후 한국 증시 전망을 다시 들어봤다.

○ “당분간 횡보” vs “지금이 바닥 수준”

“지금은 슬슬 주식 매입에 나설 때다.”(김학주 리서치센터장)

“바닥 확인 과정 거쳐 4, 5개월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이종우 리서치센터장)

두 사람은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적정 투자시점이 언제냐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랐다.

이 센터장은 “예측했던 것보다 미국의 소비 위축, 한국의 실업률 증가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더 나빠 코스피지수가 1,500까지도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시가 바닥을 확인하더라도 상당 기간 ‘횡보(橫步)장’이 이어져 4분기(10∼12월)는 돼야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는 4, 5개월 후 증시가 바닥을 벗어나 반등세를 보일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이 예상한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점은 1,850∼1,880.

반면 김 센터장은 코스피지수 하한선을 1,540으로 전망하면서도 주가가 바닥권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지수 1,540은 한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을 제로(0)로 봤을 때의 주가 수준”이라며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주가가 바닥권에 가까이 온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주식이든 펀드든 지금이 신규 투자에 나서기 좋은 때라는 얘기다.

또 김 센터장은 주가가 당분간 1,540∼1,715를 오간 뒤 3분기(7∼9월) 말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점은 1,840∼1,950으로 잡았다.

그는 “미국의 금융 위기가 곧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면서도 “2분기(4∼6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 뒤 3분기에는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국내 가치주 펀드 vs 예금에도 관심을

향후 투자 추천종목에서도 두 사람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김 센터장은 자동차, IT, 건설주를 추천했다. 그는 “자동차, IT, 건설 부문은 시장의 기대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현재의 가격 수준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규 펀드투자에 나서려면 코스피지수가 바닥권에 다가서고 있는 만큼 해외 펀드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국내 펀드 중 가치주 펀드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그는 “중국 관련주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고, 자동차 IT 등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기업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중소형주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올해는 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업 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증시에서 큰 수익을 올리기 힘들 수 있다”며 “낮은 금리 때문에 예금상품에 관심을 두지 않는 투자자가 많은데, 올해는 예금을 등한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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