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유자금을 넣을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돈을 넣어두고 관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대부분 경기 불안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1년 정도는 높은 수익을 노리기보다 연 8∼10%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안정적인 투자처에 여유자금을 투자하라고 권했다. 》
정기적금 만기 등으로 한꺼번에 5000만∼1억 원의 여유자금이 생긴 30대 부부와 퇴직금 등으로 5억 원의 여유자금이 있는 50대 부부가 앞으로 1년간 어떻게 자금을 운용하면 좋을지 재테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5000만∼1억 원이면 정기예금과 펀드에 절반씩
전문가들은 5000만∼1억 원의 여유자금이 있는 30대 부부라면 향후 1년간 정기예금과 펀드에 균형 있게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총자산의 40∼60%를 정기예금에 넣고 나머지를 국내주식형, 해외주식형, 원자재펀드 등에 나눠 투자할 것을 권했다. 1년간 기대 수익률은 평균 10%였다.
우리은행 김인웅 투체어스 서초센터 부지점장은 “1년 동안 운용할 여유자금 5000만 원이 있다면 저축은행의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3000만 원을 넣어 예상 수익률 6.8%를 확보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예상수익률 10% 정도)와 브라질 및 러시아 펀드(예상 수익률 15% 정도)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기예금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고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연계증권(ELS)도 추천 투자 대상에 포함됐다.
신한은행 김은정 분당센터 PB팀장은 1억 원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4000만 원을 넣고 3000만 원은 ELS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나머지 3000만 원 중 2000만 원을 국내펀드에 넣고 남은 1000만 원은 러시아, 브라질 해외펀드에 투자하면 전체적으로 9∼1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 은퇴자 자산은 펀드 비중 40% 이하로 낮춰야
증시가 불안할 때일수록 은퇴자들은 자산을 평소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민은행 김형철 청담PB센터 팀장은 “노후에 생활비로 써야 할 자금이므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많지 않더라도 매달 일정한 현금이 나올 수 있도록 자금운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5억 원 중 우선 3억 원을 매달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에 넣고, 1억 원을 일반 정기예금에 넣은 뒤 나머지 1억 원으로 펀드 투자를 하라고 권했다. 예상 수익률은 6∼7%.
대우증권 김주영 잠실지점 자산관리팀장은 정기예금에 1억 원을 넣고 ELS에 2억 원을 넣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뒤 국내 주식형에 1억 원, 중국 브라질 중동 아프리카 등의 펀드에 5000만 원, 미국 등 선진국 펀드에 5000만 원을 넣을 것을 권했다. 이때 예상 수익률은 8∼9%였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