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석탄의 부활’

  • 입력 2008년 3월 21일 02시 58분


가격 강세에 美업계 매출액 2배로

英도 수십년된 폐광 생산재개 나서

국제 석탄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미국과 영국의 석탄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세계 석탄 거래시장이 재편되면서 그동안 석탄의 주요 수입국이던 미국이 사상 처음 주요 수출국으로 변하고 있다고 19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계적으로 석탄 수요가 늘면서 미국산 석탄을 사들이기 위해 미국 업체와 독일 일본 등의 외국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석탄업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2011년까지 전력비용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석탄은 가장 ‘경제적인 연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미국은 전체 석탄 생산량의 7∼8%를 올해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5%)보다 다소 늘어난 규모다. 미국 석탄업계는 2006년 4900만 t 수준이던 석탄 수출 규모가 지난해 5900만 t, 올해는 8000만 t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도와 항만 시설을 개선해 향후 몇 년 안에 1억2000만 t까지 수출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 업계의 계획이다.

석탄 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 석탄업계 매출액은 지난해의 2배인 37억5000만 달러(약 3조562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석탄 사용이 크게 늘어난 중국이 석탄 수출국에서 순수입국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 게다가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에서 최근 홍수가 발생해 석탄 수출이 중단됐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내수 전력 부족을 겪으면서 석탄 수출을 줄인 것도 석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석탄 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석탄 사용이 줄어든 것도 미국산 석탄의 수출이 늘어나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18세기 석탄산업의 선구자로 방대한 석탄 매장량을 자랑하던 영국의 석탄업계가 침체에 빠지면서 영국이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석탄 수입국이 된 것도 석탄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영국도 석탄 가격 강세가 지속되자 수십 년 동안 폐쇄했던 광산을 최근 다시 여는 등 새로운 ‘살길 찾기’에 나섰다. 영국은 매년 4000만 t 이상의 석탄을 수입하기 때문에 자체 생산을 늘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최근까지 “미래 석탄 가격 동향과 영국 정부의 정책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폐쇄했던 광산의 문을 다시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여왔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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