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환율탓에 불안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인의 1인당 국민총소득(명목치)이 2만 달러를 넘었다.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선 1995년(1만1432달러) 이후 12년 만이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원화 가치가 하락(달러당 원화 환율 상승)하고 있어 올해엔 2만 달러대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예상보다 높은 5% 성장률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국민계정(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경제성장률) 증가율은 5.0%로 한은의 예상치 4.5%를 웃돌았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2006년에 비해 12.0%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여 예상보다 성장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수출이 GDP에 기여한 비중은 2006년 25.9%에서 지난해엔 26.7%로 높아졌다.
그러나 국민이 실제 체감하는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3.9%에 그쳤다. 수출 가격은 떨어지고 원자재 등 수입 가격은 올라가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미국의 경기침체,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도 좋지 않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최근 “올해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4.6%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 (단위: 달러, 2006년 기준) | ||
순위 | 국가 | 1인당 국민소득 |
1 | 룩셈부르크 | 7만6040 |
10 | 미국 | 4만4970 |
16 | 영국 | 4만180 |
19 | 일본 | 3만8410 |
20 | 독일 | 3만6620 |
22 | 프랑스 | 3만6550 |
31 | 싱가포르 | 2만9320 |
32 | 홍콩 | 2만8460 |
자료: 세계은행 |
○1인당 소득 2만 달러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2만45달러(약 1862만6000원·명목치)로 2006년(1만8401달러)에 비해 8.9% 증가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데에는 원화 강세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원화로는 1862만6000원으로 2006년에 비해 5.9% 늘었지만 달러화로 환산하면 8.9% 증가했다. 2006년보다 원화 가치가 2.8%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대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06.56원(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평균 환율 929.20원을 훌쩍 넘어섰다. 환율이 높아지면(원화 가치 하락) 달러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은 감소하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실경제실장은 “경상수지 적자 등 최근 한국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원화 가치가 높아지기 힘들며 따라서 달러 표시 소득이 커질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