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은 24일 내놓은 ‘일본 중소기업의 강점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 중소기업은 일본 전체 사업체 수의 99.2%, 근로자 수의 79.4%, 부가가치의 53.2%를 차지하며 국가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중소기업은 1980년대 이후 소재·부품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수출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중소기업이 강해진 원동력에는 정부 지원도 있지만 특유의 장인(匠人)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술 축적과 인재 양성이 우선 꼽혔다.
특히 일본 중소기업은 창업한 지 100년 이상 된 곳이 지난해 전국적으로 1만5207개에 이를 정도로 수명이 길어 기술 개발과 전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 중소기업은 또 경기침체기에도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일본 기업의 도산 건수는 1만9071건으로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었지만 연구개발 투자액은 16조2893억 원으로 한 해 전보다 오히려 1.7% 증가했다.
이 보고서는 또 일본 중소기업들이 고령화에 따른 가업승계 문제와 고용난, 생산성 저하 등을 겪고 있으나 상속법 개정, 정년 연장, 인재 육성 등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국 중소기업과 정부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