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
■문제
‘바다이야기’로 신문 지면이 연일 뜨겁다. 바다이야기는 버튼을 눌러 컴퓨터 화면에 일정한 무늬가 뜨면 건 돈의 몇 배를 돌려주는 게임이다. 많은 사람이 이 게임에 사로잡혀 직장과 가족을 잃었다. 도대체 게임이 무엇이기에 이리도 많은 사람이 게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게임에 빠져드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댓값’과 ‘위험선호’라는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후략)
《게임뿐 아니라, 주식 투자에서도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인터넷 서비스업체 A사와 전자상거래업체 B사 사이에 기술 제 휴에 관한 소문이 있다. 현재 A사 주가는 주당 1만4500원이고, B사는 주당 9300원이다. 두 회사가 기술 제휴를 하기로 결정하면 주가가 각각 1만7000원
과 1만100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 제휴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주가는 각각 1만3000원과 800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설
2007학년도 중앙대 수시 2-1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는 ‘불확실성하에서의 선택’을 주제로 한 문제가 출제됐다. 불확실성이나 위험이 존재하는 게임이나 도박을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를 설명하고, 이 과정을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도록 했다.
불확실성하에서의 선택이란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실현 가능한 여러 확률 분포를 추정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소위 기대효용을 극대화하는 요한 폰 노이만과 오스카어 모르겐슈테른의 ‘기대효용이론’을 이용해 사람들의 선택을 분석한다.
기댓값이란 각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이득과 그 사건이 벌어질 확률을 곱한 것을 전체 사건에 대해 합한 값으로, 일정한 확률이 주어진 상황에서 경제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돈을 딸 수 있는 확률이 10%이고 상금이 10만 원이라면 기댓값은 이 둘을 곱한 값인 1만 원이 된다. 따라서 돈을 딸 수 있는 확률이 커지거나 상금이 많아지면 기댓값은 커지게 되고, 확률이 작아지거나 상금이 적어지면 기댓값은 작아진다. 게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기댓값은 동일하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전 재산을 털어 가며 게임에 빠져 들고, 어떤 사람은 단돈 1원도 걸기 싫어할까? 이는 위험 선호도, 즉 위험을 좋아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기댓값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위험 중립적’이라고 한다. 이들은 기댓값이 건 돈보다 크거나 같을 때 게임을 한다. 반면 위험 그 자체를 즐겨 기댓값이 건 돈보다 작은데도 게임에 빠져드는 사람이 있다. 이들을 ‘위험 선호적’이라 부른다. 반면 위험을 극히 싫어해 기댓값이 건 돈보다 훨씬 커도 게임에 참가하지 않거나 돈을 극히 적게 거는 부류가 있다. 이들을 ‘위험 기피적’이라고 한다.
게임이나 도박 중독자들은 대체로 위험 선호적인 사람들이다. 게임을 통해 본전도 못 찾을 가능성이 훨씬 큰데도 위험 그 자체를 즐겨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장래 가격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주식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도 위험 선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험 기피적, 위험 중립적, 위험 선호적인가에 따라 사람들의 주식투자 행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 경 동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