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은행 지주회사의 요건 완화,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지난달 31일 발표됨에 따라 관련 종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위원회의 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지주회사, 은행, 증권주를 들고 있다. 실제로 1일 코스피 시장에서 업종별 등락률 상위 1, 2위는 은행업(3.3%), 증권업(2.81%)이었다.
○ 은행주와 증권주 전망 밝아
은행업은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가 완화되면서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은행들의 민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모투자펀드(PEF)와 연기금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을 완화할 경우 은행주의 수급 여건이 좋아지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우리금융지주는 전날보다 3.77% 오른 1만7900원으로 마감했다. 국민은행(4.33%), 기업은행(3.77%), 신한지주(1.53%)도 모두 강세를 보였다.
모든 은행이 아닌 민영화 관련 은행주에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10%대의 낮은 지분으로는 대주주가 은행 경영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려워 산업자본의 은행 인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힘들다”며 “이번 업무보고는 우리금융지주 등 민영화 관련주에 국한된 호재일 뿐 은행주의 동반 상승세를 불러오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업은 비은행지주회사(금융투자지주회사) 설립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최종원 연구원은 “금융투자업의 최저 자기자본 규모가 2000억 원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은 대형 증권사에는 경쟁자 증가로 악재이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소형 금융투자회사가 ‘특화’라는 전략적 선택을 늦출 수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1일 한화증권은 전날보다 7.44% 오른 1만1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증권(4.26%), 현대증권(2.59%), 대우증권(2.51%), 우리투자증권(3.81%), 미래에셋증권(2.16%), 한국금융지주(3.23%) 등 증권주 대부분은 강세를 보였다.
○ 지주회사에도 긍정적 영향
금융위원회가 제조업 중심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금융 자회사 소유 규제로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지지부진했던 동양그룹과 한화그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상훈 연구원은 “남은 지주회사 관련 핵심규제는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소유 완화일 것”이라며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 규제 완화가 금융지주회사와 일반지주회사 사이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일 한화는 전날보다 7.25% 오른 5만6200원, 동양메이저는 7.97% 오른 9210원으로 마감했다.
이번 정책이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금융 자회사를 통한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해졌고, 중장기적으로 은행 소유도 허용돼 대기업으로서는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