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형 보다 높은 수익 기대
《‘국내외 주식형펀드는 변동성이 커 불안하고, 국내 채권형펀드는 기대 수익률이 낮고….’ 이런 고민 때문에 투자할 만한 펀드를 찾지 못한 투자자라면 해외 각국의 국공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다. 6일 펀드 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채권형펀드 9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대로 전체 주식형펀드 평균(―6.33%)보다 높았다. 이 중 국내 채권형펀드(2.64%)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2개였다.》
해외 채권형펀드는 금리가 확정된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급락할 가능성이 적고, 신흥시장에 투자하면 국내 채권형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채권의 특성상 획기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각국 환율과 금리의 움직임도 고려해야 한다.
○ 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 상대적으로 양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템플턴 글로벌 채권’ 펀드는 멕시코 스웨덴 독일 등 20개국의 54개 국공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제로인이 평가한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09%, 6개월 수익률은 5.50%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채권형펀드 중 가장 높다.
산은자산운용의 ‘삼바브라질채권자 투자신탁’은 전체 자산의 90%를 브라질 금융채에, 나머지 10%는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 정도.
해외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도 있다. CJ자산운용의 ‘CJ 이머징마켓본드 재간접펀드’는 브라질 터키 말레이시아 등의 채권형펀드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9%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푸르덴셜 스트래티직인컴 혼합펀드’는 미국과 신흥시장 등 24개국의 113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의 푸르덴셜투자운용이 위탁 운용한다.
한화증권 박태근 연구원은 “신규 투자자들은 금리가 7%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신흥시장의 국채나 글로벌 금융기관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해당국 금리 낮아지면 수익률 좋아져
해외 채권형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투자자들은 해당 국가의 금리와 환율의 동향을 잘 살펴야 한다.
투자한 국가의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에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좋아진다. 또 현지 통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국가의 채권에 투자하면 채권 이자 외에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채권형펀드는 대부분 투자할 때 ‘원→달러→현지 통화’의 환전단계를 거친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원-달러’ 환율은 환 헤지(위험회피)를 통해 현재 환율로 고정시켜 놓지만 ‘달러-현지 통화’는 환 헤지를 하지 않고 환차익을 노린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템플턴 글로벌 채권’ 펀드는 현지 통화가 달러화보다 강세를 보이는 국가에 집중 투자해 최근 1년간 환차익으로 벌어들인 수익률만 6.56%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환 헤지를 하지 않았는데 현지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 손실을 보게 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삼성증권 김휘곤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국가의 경제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입할 때 이 부분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해당 국가의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인지, 통화는 앞으로 강세를 보일 것인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투자전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