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일단 ‘기준금리 동결’ 카드 내놨지만…

  • 입력 2008년 4월 11일 02시 59분


경기둔화 고민… 내달 인하 가능성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째 동결됐다.

그러나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따라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각각 0.12%포인트 떨어진 4.91%, 5.83%로 마감돼 양쪽 모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장이 몇 달 전 예상한 것보다 상당 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외 여건이 상당히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는 상승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한 한 달 전과 뉘앙스가 상당히 달라진 것.

이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이 총재의 발언은 물가에서 경기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 “이르면 다음 달 금리를 한 차례 내린 뒤, 하반기 들어 1, 2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어 “소비자 물가가 당분간 목표범위를 웃도는 꽤 높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연말 즈음에는 한은의 목표 범위(3.0%±0.5%) 내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에는 높은 물가수준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뜻이다. 물가가 한은의 관리 목표치 이내로 떨어지는 시점도 한 달 전 ‘올해 하반기(7∼12월)’에서 ‘연말’로 늦춰 잡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 총재는 “당초 미국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우리나라 실물 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앞으로는 우리나라 실물경제에도 점차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금리 동결에 대한 금통위의 설명
3월구분4월
기준금리 동결(연 5%)결정기준금리 동결(연 5%)
국내 경기 상승기조 지속
①수출-호조
②내수-소비증가세 낮은 수준
경기판단국내 경기 상승세 주춤
①수출-호조
②내수-소비증가율 낮아짐, 설비투자 부진
고유가로 높은 상승세 지속, 하반기(6∼12월) 중 안정물가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 지속, 연말에 목표 범위 내로 하락
유동성 풍부금융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은행들 대출증가로 유동성 풍부
국외여건여건 나빠져. 경제성장 상당 폭 둔화. 금융시장의 문제가 당초 예상과 달리 국내실물경제에 영향 줄 것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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