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정보기술(IT) 업계 일각에서는 “‘박근혜(전 한나라당 대표) 바람’의 최대 피해자는 여당의 IT 전문가들”이라는 말이 화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한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이 부산 연제에서 친박연대 박대해 후보에게 패했고, 같은 상임위의 부산 수영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도 친박 무소속 유재중 후보에게 졌기 때문. 또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한 석호익 전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도 친박 무소속 이인기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고, 역시 IT 전문가인 같은 당 정인억 전 KISDI 부원장이 강원 동해-삼척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져 낙선. 국회의 한 IT 분야 관계자는 “전자공학도 출신이면서 과기정위 소속으로 오래 의정활동을 한 박 전 대표의 영향력 때문에 여당의 IT 인맥이 초토화된 것은 아이러니”라고 촌평.
총선 출마 금융권 인사들 희비 갈려
○…18대 총선에 출사표를 낸 금융권 인사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은행 서울지점 출신인 이성남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최근까지 부행장을 지낸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비례대표로 무난하게 국회 입성한 것을 축하하는 분위기. 이 전 위원이 감사로 일한 국민은행 측도 “국회에 금융계를 대변해 줄 사람이 늘었다”고 반겨. 반면 유재한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대구 달서병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친박연대 소속 후보의 돌풍으로 낙선. 이 밖에 한국산업은행 출신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광주 광산갑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하나은행 출신 김영주 민주당 후보는 서울 영등포갑에서 전여옥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고.
‘재계 파워엘리트’ 문구 하나하나에 신경
○…동아일보가 창간 88주년 기획으로 이달 1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동아경제’에 연재하고 있는 ‘2008 재계 파워엘리트’ 시리즈가 경제계에서 큰 화제.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소개된 LG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서는 보도가 나간 뒤 그룹 내부에서 기사의 표현 하나하나에 따라 해당 임원들 간에 희비(喜悲)가 엇갈리기도 했다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8일 중국 출장에서 귀국하는 비행기편에서 현대차그룹 상(上)편을 몇 차례에 걸쳐 정독(精讀)하기도 했다는 후문. 일부 그룹 홍보담당 임직원들은 동아일보 출입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그룹은 언제쯤 소개되느냐”며 은근히 ‘압박’을 가하기도.
‘금융계의 히딩크’ 중도하차… 외국인 영입 실패작?
○…‘금융계의 히딩크’로 기대를 모은 금융감독원의 윌리엄 라이백 특별고문이 영입 6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것을 놓고 금융가에서는 ‘금감원의 외국계 임원 영입이 실패로 끝났다’는 분석이 지배적. 금감원은 한국의 금융 감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취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국장, 홍콩 금융감독국 부총재 등을 거친 라이백 씨를 지난해 10월 영입. 한 관계자는 “신바젤 협약이나 은행 리스크 관리제도 정비 등에서는 역할을 했으나 증권, 보험 부문에서는 별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분리돼 금융 감독 정책과 관련한 금감원의 업무가 축소되면서 역할이 애매해졌다”며 “본인이 오랜 객지 생활에 지쳐 그만두고 싶어 한 측면도 있다”고.
지경부-경제5단체 ‘규제개편 과제’ 딴소리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벌칙 완화 등 최근 논란이 됐던 규제 개편 과제 발표 배경을 놓고 지식경제부와 경제 5단체가 딴소리. 지경부는 3일 “경제 5단체가 정부에 267개의 규제를 개편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며 이를 소관 부처별로 나눠 발표. 그러나 발표 내용 중에 장애인 채용의무 완화 요구, 육아휴직 중 해고에 대한 벌칙 완화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내용도 포함돼 논란을 자초.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경부에서 ‘규제를 모두 줘 봐라, 검토해 보겠다’고 해 별 생각 없이 문제가 있는 내용까지 제출했을 뿐인데 이게 건의서로 발표됐다”고 주장.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발표 내용은 재계가 공식적으로 건의한 것이 맞다”며 “이를 토대로 애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반박.
대운하 여론 악화에도 건설업계는 “예정대로”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총선에서 낙선하는 등 대운하 사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왔지만 경부운하 사업을 준비 중인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상위 5개 건설업체는 “당초 예정대로 간다”며 태연한 표정. 5대 건설사 협의체의 한 관계자는 “민간 건설사들은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정부에 사업을 제안하는 것이기 때문에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사업 제안을 할 수 있다”며 “이르면 이달 말쯤 사업제안서를 정부에 낼 예정”이라고 설명. 한편 5대 건설사 내부에서는 “민간은 제안을 하는 것이고 사업 추진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정부가 하는 것”이라며 공을 정부로 돌리는 듯한 묘한 분위기도 감지.
여의나루역 삼성 TV광고 도배에 LG측 ‘찜찜’
○…11∼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08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의 광고 스폰서를 삼성전자가 맡아 지하철 여의나루역에 삼성 TV 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하면서 여의도에 ‘안방’을 둔 LG전자가 불편해하는 표정. LG전자 관계자는 “역사(驛舍) 내부가 온통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래핑 광고로 덮여 있어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고 털어놔. 그런데 삼성전자 본사가 들어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과 맞닿은 강남역에는 LG전자 광고가 더 많아 “피장파장 아니냐”는 얘기도 나와.
산업부·경제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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