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알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해주는 액티브크루즈컨트롤(ACC)이 국내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편리한 기능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어 운전자들이 작동 원리와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자동차전문가들은 지적한다.
ACC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에 처음으로 도입됐으며 쌍용자동차 ‘체어맨W’가 그 뒤를 이었다. 수입차는 폴크스바겐 ‘파사트 V6 4모션’을 시작으로 앞으로 많은 모델이 ACC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 기존 정속 주행장치에 레이더 더해
ACC는 기존 정속 주행장치(크루즈컨트롤)에 레이더와 컴퓨터 시스템을 더한 첨단장치다. 기존 크루즈컨트롤은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해놓으면 차는 무조건 그 속도로 움직인다. 미국의 고속도로처럼 통행량이 적은 곳에서는 괜찮지만 한국처럼 평균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는 ‘설정’과 ‘해제’를 반복해야 해 불편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ACC는 차가 알아서 모든 일을 대신 해준다. 운전자가 주행속도를 설정하면 차 앞부분에서 전파를 쏘아 앞서 가는 자동차나 장애물을 감지한다. 앞에 차가 나타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추돌을 방지하고 사라지면 설정해놓은 속도로 복귀하게 한다.
○ 시속 40∼180km 범위서 속도 유지
설정할 수 있는 속도는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속 40∼180km이다. 또 ACC 조작버튼이나 레버로 앞차와의 간격을 상황에 맞게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차가 정지할 정도로 교통체증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브레이크 한 번 밟지 않고 운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네시스와 파사트는 차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차로만 감지가 가능했지만 체어맨W는 좌우 옆 차로까지 감지해 끼어들려는 차가 있으면 감속해준다.
실제로 이들 3개 차종으로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자유로 등을 주행한 결과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때보다는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었다.
자동차 브레이크의 정지능력을 100%로 볼 때 ACC시스템은 40∼50%까지만 힘을 발휘한다. 도로에 갑자기 사고 차량이나 장애물이 나타나 급제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ACC로의 정지기능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 급한 커브길-경사길에서는 사용 자제를
같은 차로에 있더라도 사람이나 일부 장애물, 오토바이, 자전거, 한쪽으로 치우쳐서 주행하는 차량, 정지한 차, 짐을 싣지 않은 트레일러처럼 후면부 면적이 좁은 차는 인식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급한 커브길이나 경사길에서는 레이더가 앞차를 인식하지 못해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도 가속이 될 수 있고, 장애물을 잘못 인식해 급감속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장애물을 인식하고 저절로 감속이 되더라도 차종에 따라 시속 10∼40km 이하까지 속도가 줄어들면 브레이크가 풀려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ACC는 사용설명에서 포함된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하며 교통량이 많거나 커브가 심한 도로에서는 이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