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지역 개발 계약도 용인 움직임
석유공사 - SK에너지 진출도 가능성 높아져
한국가스공사와 LG상사 등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이라크 중앙정부로부터 원유 및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따냈다.
반면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정부와 유전개발 계약을 맺은 한국석유공사와 SK에너지는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개발사업 참여권은 개발 및 생산광구에만 적용되고 앞으로 탐사광구 개발까지 참여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라크 석유부는 이날 유전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요건 심사에서 가스공사 컨소시엄 등 35개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 컨소시엄에는 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한화 등 국내 에너지 관련 기업 3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가스공사와 함께 유전 개발사업 참여를 희망한 석유공사와 SK에너지의 탈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라크 석유부는 이들 업체가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독자적인 탐사광구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유전 개발사업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혀왔기 때문이다.
지경부 당국자는 “이번 심사에서 이라크 정부가 한국 업체를 전혀 배제하지 않은 것은 한국과의 유전개발 협력에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탐사광구에 진출하는 데 여지를 남겨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사는 이라크 남부지역의 대형 생산유전 및 개발유전의 개발 참여 자격에 대한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대형 오일메이저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참여 자격을 얻었다고 해도 실제 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다만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급속히 조성되고 있는 점은 향후 이라크 유전개발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이라크 정부가 그동안 불법으로 규정했던 쿠르드 정부와 외국기업의 독자 석유개발 계약에 대해 양측이 합의를 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훈 지경부 2차관은 “석유공사와 SK에너지가 쿠르드 정부와 계약한 4개 유전개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이라크 원유 수출 중단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