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6분경 코스닥시장에서는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사이드카(프로그램 거래의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것)가 발동됐다. 이날 사이드카는 올해 들어 1월 22일 이후 두 번째 발동된 것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5.61%나 폭락했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는 GE 쇼크와 함께 중국 금융당국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예금 및 대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위안화 가치 절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도 밝혔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3.05% 하락했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0.18% 내렸다.
이번 주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美 신용위기 또 부각될 우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가 추가 충격을 크게 받지 않는다면 앞으로 주가가 회복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증시가 다시 급락한다면 2분기(4∼6월) 내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망은 다소 비관적이다. 유진투자증권과 어닝스닷컴에 따르면 인텔,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는 4월 들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또 미국 주요 경제지표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 실적 및 각종 경제지표는 미국의 신용위기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이달 초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하게 나옴으로써 경기 침체 논쟁을 격화시켰다”며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각종 지표를 통해 미국 경기 침체의 수준을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실물 침체” vs “바닥 확인” 전망 엇갈려
투자자들이 이번 주 나올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볼 때는 금융기업과 비(非)금융기업으로 나눠 평가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업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신용위기로 이미 실적 부진이 예상돼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 등 비금융기업의 실적이 부진하다면 신용위기가 실물경기로 확산된 것으로 해석돼 증시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질 수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올해 1분기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제조업체들은 제품가격을 그만큼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의 수익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승현 연구원도 “이번 주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끄는 동력이 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시장이 이를 ‘바닥’으로 해석한다면 증시가 서서히 회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17, 18일 메릴린치와 씨티그룹의 실적을 지켜본 뒤 투자자들이 ‘이제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다면 증시가 부진을 털고 차츰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번 주 중 미국 주요기업 1분기 실적 및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현지 시간 기준. 날짜 1분기 실적 발표 기업 지표 15일 인텔, 존슨&존슨 3월 생산자물가지수, 4월 뉴욕 제조업지수 16일 JP모건체이스, IBM, 이베이, 코카콜라 3월 소비자물가지수, 3월 산업생산지수, 3월 주택착공건수, 3월 주택건축허가건수 17일 메릴린치, 구글, 화이자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3월 경기선행지수 18일 씨티그룹, 와초비아 - 자료:SK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