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올해 예상한 경상수지 적자 규모(70억 달러)는 유가 80달러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어서 상향 조정된 유가 전망치를 반영하면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1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를 열고 올해 유가 전망치 상향 조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회의에서 올해 유가 전망치를 종전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4달러보다 12달러 오른 86달러로 수정할 계획이다.
석유공사도 77.5달러에서 10달러 이상 오른 수정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공사, 한국은행 등 민관 기관이 참여하며, 정부는 이 협의회의 전망치를 무역수지 등 각종 경제지표 예측에 반영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올해 무역수지를 130억 달러 흑자로 전망했으나 유가 급등세가 지속되면 흑자가 쉽지 않다”며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르면 무역수지 흑자가 50억 달러 줄어든다.
민간 연구소에서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정부는 유가가 지난해 평균 68달러에서 올해 80달러로 상승하면 65억 달러의 추가 적자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70억 달러 내외의 경상수지 적자를 예상한 바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경상수지는 몇 년간 소폭 흑자와 적자를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91.92달러였고 11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02.58달러까지 치솟았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