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증시 개장과 함께 혼조세를 보이던 삼성그룹주(株)는 오전 11시 쇄신안이 발표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이 9.01% 급락한 것을 비롯해 17개 삼성그룹 상장사 가운데 삼성SDI(―2.21%) 삼성엔지니어링(―3.95%) 삼성전기(―0.91%) 삼성증권(―4.78%) 삼성화재(―3.30%) 제일모직(―3.77%) 호텔신라(―7.41%) 삼성테크윈(―1.83%) 삼성중공업(―0.88%) 에스원(―1.48%) 등이 이날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0.15%) 삼성카드(1.27%) 제일기획(2.72%)과 코스닥 기업인 크레듀(2.73%) 등 4개 종목은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그룹주는 경영 쇄신안의 내용과 어떻게 관련되느냐에 따라 계열사별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가면 지주회사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삼성 측이 경영 쇄신안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추락했다.
반면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25.64%)을 4, 5년 내에 처분할 것”이라는 내용은 삼성카드의 현금 흐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삼성그룹이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고 비은행 금융회사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점은 삼성화재, 삼성증권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한편 이날 쇄신안의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분석.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삼성 전체적으로는 시가총액이 증가했다”며 “이는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근거해 움직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이건희 회장이 사퇴하더라도 오너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그룹 경영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현대그룹 등의 예전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의 경영 투명성이 회복되면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한화증권 정영훈 기업분석센터장)도 나왔다.
22일 현재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913조 원 중 삼성그룹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76조 원으로 19.3%에 이른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