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윤리생활백서 ○○쪽 참조
하이닉스, 상황별 지침서 발간
‘내 결혼식에 협력회사 사장이 10만 원의 축의금을 보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협력회사로 직장을 옮긴 옛 상사가 밥을 사겠다고 하는데 이것도 비윤리적인 것일까.’
직장인이면 누구나 한두 번씩 겪어본 고민일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이처럼 애매한 윤리적 선택 상황에 대해 알기 쉽게 안내한 ‘우리들의 윤리생활백서’를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112쪽 분량의 이 백서는 ‘접대받을 일도 없는 하급 직원인 나는 윤리경영과는 무관하다’는 상당수 직장인의 일반적 오해부터 해소시킨다.
가상의 인물인 ‘하 대리’는 이 책에서 “우리는요, 청탁받을 만큼 권력 없어요! 뇌물을 받을 만큼 간도 안 커요! 접대? 저희 부서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술 마시러 가면 ‘n분의 1’로 계산해요! 그런 우리 부서랑 윤리경영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라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이 백서는 “접대와 뇌물 문제는 윤리경영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관리감독 소홀, 근무태만, 복지부동, 차별, 정보 유출, 불합리한 업무 지시, 사적(私的)인 심부름, 비효율적 업무 처리 등도 비윤리 범주에 포함된다”며 친절히 설명한다.
즉 △후배 직원의 성과를 자기가 한 일인 것처럼 경영진에 보고하는 상사 △정시 출퇴근을 하지 않고도 휴일 특근 비용을 청구하는 직원 △회사 컴퓨터로 인터넷 쇼핑을 하는 행위 등 회사 안에서 종종 목격되는 풍경에 대해 조목조목 그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식이다.
애매한 윤리적 상황에 대해서는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적절한 해법을 제시했다.
협력회사 사장이 보내온 결혼축의금 10만 원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가 금전을 줄 경우에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중하게 거절하거나 되돌려줘야 한다. 본인 또는 동료의 경조사를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것도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하이닉스는 2000년 윤리강령을 제정해 2001년과 2003년, 올해 초 등 세 차례 개정작업을 하고 사내(社內) ‘윤리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윤리경영을 강화해 왔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 속에 윤리적 선택 상황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런 상황에서도 더욱 윤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윤리의식을 소유하는 것이 회사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