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지구의 날’ 외면한 친환경기업

  • 입력 2008년 4월 24일 02시 58분


“‘지구의 날’ 그게 뭔가요?”

제38회 지구의 날인 22일 기념행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 기업은 대부분 이렇게 답했습니다. 최근 ‘친환경 기업’임을 유독 내세운 곳들이었는데 말입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지구의 날 캠페인이나 마케팅을 벌인 기업은 절반도 안됐습니다.

반면 외국계 글로벌 기업은 어땠을까요. 외국계 기업에 ‘지구의 날’은 분명 특별해 보였습니다.

세계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와 ‘구글’의 온라인 로고는 이날 초록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더군요. 초록 로고를 클릭하면 ‘지구의 날’ 관련 정보가 상세하게 펼쳐졌습니다.

몇몇 외국계 기업은 기자가 문의하기도 전에 ‘지구의 날’ 행사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친환경이 사회공헌의 키워드가 된 만큼 이날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글로벌 물류기업 DHL은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20여 개 사무소에서 1시간 동안 동시에 소등(消燈)을 하는 ‘Earth Hour’ 캠페인을 벌였다고 합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잠시라도 환경을 소중히 하자는 취지”라며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세계 1위 자동차회사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캐나다 등에서 ‘지구의 날 장학금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지구의 날은 180여 개 국가의 시민단체가 동참하는 세계적 행사입니다. 이런 환경행사에 한국 기업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이 기념일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가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대형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한 만큼 국내 기업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죠.

어떻게 보면 지구의 날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날이므로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국내 기업도 기술은 물론이고 사회 공헌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넘어설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조은아 기자 산업부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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