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분에게는 와인 선물도 어울린다. 와인은 개인 성향이나 분위기를 고려해야 하는 선물이지만 받는 사람의 취향을 모른다면 전문가로부터 계절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아 선물하는 것도 좋다. 주요 백화점의 와인 상품기획 담당으로부터 5월에 선물하기 좋은 와인을 추천받았다.
○ 롯데백화점 유승현 바이어 “가볍고 달콤한 샴페인을”
롯데백화점 주류 상품 기획 담당 유승현 과장은 “향기롭고 따뜻한 5월에는 달콤한 샴페인이나 스위트 와인으로 5월의 축제를 즐기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뵈브클리코 옐로 라벨(8만 원)=신선한 해산물 요리에 어울리는 샴페인. ‘강렬함’과 ‘섬세함’이라는 상반된 특성이 조화를 이루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아페리티프(식전주)나 식사에 곁들이는 데 모두 손색이 없다. 건포도 향과 바닐라 향이 어우러졌다.
▽돔 페리뇽 1999년(19만 원)=‘샴페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17세기 베네딕트 수도사 돔 페리뇽의 이름을 딴 샴페인. 미로처럼 이어진 28km의 어두운 지하저장고에서 7년 이상 숙성시켰다.
▽멈 코르동 루주(6만7000원)=산뜻하고 균형 잡힌 스타일의 블렌딩이 자랑거리다. 30%의 샤르도네와 45%의 피노누아, 25%의 피노뫼니에로 구성됐다. 옥빛이 감도는 산뜻한 황금색에 우아하고 풍부한 거품이 생동감을 준다.
▽간치아 아스티(2만5000원)=1850년에 설립된 간치아는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 회사다. 향긋한 플로럴 계열의 향들과 오렌지, 달콤한 꿀 향이 섬세하게 펼쳐지는 특징이 있다.
▽빌라 M(2만9500원)=생산자인 잔니 갈리아르도가 상표(레이블) 재고가 없자 와인 이름을 병 목에 걸어 팔면서 유명세를 탔다. 세계적으로는 빌라 모스카텔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팔리지만 국내에선 ‘빌라 M’으로 판매된다.
○ 현대백화점 유지훈 바이어 “초보자에게는 칠레산이 무난”
현대백화점 유지훈 와인바이어는 “특정 와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프랑스산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품질이 균일한 칠레산이 무난하다”고 말했다. 유 바이어는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도 추천했다.
▽볼랭제 그랑 아네 1999년(22만 원)=영화 ‘007 시리즈’마다 제임스 본드가 즐겨 마셔 일명 ‘제임스 본드 샴페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와인 속에 녹아든 거품의 입자들이 풍부한 맛을 낸다.
▽모에 샹동(7만 원)=1743년 설립된 모에 샹동사(社)가 만든 가장 대중적인 샴페인. 과일과 꽃을 섞은 듯한 향기가 매력적이다.
▽샤토 다가사크 2005년(6만5000원)=다가사크는 11세기부터 이어온 와이너리. 1000년의 역사가 쌓인 와인으로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선물.
▽나이츠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05년(8만5000원)=나이츠 밸리 지역을 알린 미국 와인의 걸작. 나이츠 밸리는 배수가 용이하고 퇴적물이 많아 풍미가 풍부한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하기에 좋다.
▽몬테스 알파 M(15만5000원)=칠레의 특급 와인 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많은 와인. 진한 루비 색과 상큼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2001년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조 추첨 행사의 메인 와인으로 선정됐던 와인이다.
○ 신세계백화점 신재성 바이어 “스토리가 있는 와인”
신세계백화점 신재성 바이어는 영국 왕실 만찬의 공식 와인,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 사용됐던 와인 등 주로 스토리가 있는 와인을 추천했다.
▽르로이 생베랑 2001년(10만 원)=프랑스 마코네 지역의 화이트 와인. 열대 과일과 아카시아, 견과류의 향이 밸런스를 이루는 와인이다. 살짝 어우러져 나오는 매콤한 맛이 귀족적인 느낌을 준다.
▽샤토 그뤼오 라로즈 1994년(25만 원)=와인의 왕으로 불리는 와인. 영국 왕실 만찬의 공식 와인으로도 사용된 프랑스산 레드 와인이다. 1892년 침몰한 화물선을 1992년 인양했을 때 이 와인이 발견돼 주목을 끌었다.
▽레골 넘버41 2004년(8만9000원)=1998년과 1999년 연속으로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100대 와인’에 꼽힌 미국 와인. 어린이의 그림으로 레이블을 만들어 ‘가정의 달 와인’으로도 불린다.
▽슈램스버그 브뤼 로제(7만3000원)=미국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 생산회사인 슈램스버그가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 1972년 미국 닉슨 대통령과 중국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만남에 쓰였던 와인이다.
▽오퍼스 원 2004년(45만 원)=구대륙과 신대륙의 만남. 보르도의 1등급 그랑 크뤼 와인을 나파 밸리로 옮겨온 이 와인은 샤토 무통 로칠드로 유명한 프랑스 회사 바롱 필리프 드 로칠드와 미국 와인의 위상을 올린 로버트 몬다비사가 제휴해 생산한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