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철수 명분쌓기” 분석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이 ‘주당 3만 원에 지분을 팔라’는 메리츠화재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 측은 공개매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인수합병(M&A)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으며 조만간 메리츠화재가 사들였던 지분을 팔고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30일 “김 의장의 지분 23.63%를 인수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6시까지 답장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공개매수 등 적대적 M&A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하루 전인 29일 자신의 보유지분 의결권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건설에 위임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김 의장 지분을 합해 35% 정도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반면 메리츠화재가 보유한 지분은 11.5% 수준이다.
이 때문에 메리츠화재가 공개매수를 하더라도 M&A가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지분을 팔고 철수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공개매수 착수를 선언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주주 승인이 날 때까지 한 달 동안 시간을 벌면서 적당한 시기에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날 제일화재의 주가는 전날보다 1950원 떨어진 1만3550원으로 마감됐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