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첼시’ vs ‘박지성의 맨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최근 한국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FC보다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응원하겠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4일 밝혔다.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두 팀 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관련해 ‘맨유 응원’은 59.8%였으나 ‘첼시 응원’은 14.2%에 그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2005년부터 첼시를 후원하고 있는 것은 유럽 등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고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며 “국민의 맨유 선호가 삼성 브랜드에 주는 타격은 거의 없다”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의 최대 라이벌인 두 팀 간의 대결이 ‘박지성 대 삼성’의 구도로 일부 국내 소비자에게 비치는 것에 대해서는 은근히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박지성 선수가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경기는 첼시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러시아 시장에 내놓은 디지털TV ‘키노’의 광고모델로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을 내세웠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2006년 한국에서 삼성 ‘파브’ TV의 모델로도 활약한 바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