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장단 62%가 취임 5년이상 ‘장수’

  • 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쇄신안 이후 ‘독립경영’ 이끌어 갈 45명 인적사항 전수조사

국내기업 CEO는 평균 3.5년… 출신고 경북-서울-진주고 3명씩

《지난달 22일 이건희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를 뼈대로 한 경영쇄신안 발표 이후 삼성그룹 사장단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삼성그룹 사상에 전례가 드물었던 ‘독립경영 체제’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략기획실의 지원을 받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삼성전자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해당 업종에서 국내 대표기업인 사례가 많아 삼성 사장단의 움직임에 다른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동아일보 산업부는 6일 현재 이건희 전 회장을 제외한 삼성그룹 사장 이상 전문경영인(부회장 포함) 45명 전원의 재임기간, 출신 학교 및 지역, 연령 등을 전수(全數) 조사해 앞으로 삼성 경영에서 더 영향력이 커진 삼성 사장단을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직 공식 사퇴 절차가 끝나지 않은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도 일단 포함했다. 삼성은 이달 중순 이후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나 그 폭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밟힌 바 있다.》

○ 취임 10년 이상이 13.3%

삼성 사장단에는 유난히 ‘장수(長壽) 최고경영자(CEO)’가 많았다. 전체 45명 가운데 사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이상 된 CEO가 6명(13.3%), 5∼9년은 22명(48.9%)으로 5년 이상이 전체의 62.2%나 됐다. 4년 이하는 17명(37.8%)이었다.

이는 국내 다른 기업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국내 CEO의 재임기간과 관련한 공식 집계는 없지만 삼성경제연구소가 1986∼2004년 증권거래소 상장 519개사를 조사해 발표한 ‘한국 CEO 시스템의 진화’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CEO 평균 재임기간은 3.5년에 그쳤다.

삼성에 장수 CEO가 많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각 계열사가 보여준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 개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단 중 최고참은 1992년 사장으로 승진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었고 이어 1996년 승진한 이학수 실장과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1997년 승진한 삼성SDI 김순택 사장과 삼성석유화학 허태학 사장 순이었다.

가장 최근에 사장단에 합류한 CEO는 올해 승진한 에스원 노인식 사장이었다. 또 지난해 승진한 BP화학 이해진 사장, 신라호텔 성영목 사장, 제일기획 김낙회 사장, 전략기획실 이순동 사장이 ‘주니어 사장단’을 형성하고 있다.

○ SKY대학 출신이 전체의 60%

45명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 8명,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각 5명, 한양대 4명, 부산대 2명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경북대 경상대 동국대 서강대 우석대 인하대 청주대가 1명씩의 삼성 CEO를 배출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대학 출신 비율이 60%였으며 여기에 성균관대와 한양대를 포함하면 그 비율이 80%에 이르렀다.

출신 고교는 경북고와 서울고 진주고 출신이 3명씩 모두 9명이었다.

이어 경기고 경남고 경복고 경북사대부고 대구상고 마산고 보성고 부산고 부산상고 성남고 중앙고 등 11개 고교가 2명씩을 배출했다.

또 광주일고 김천고 대광고 대구고 대전고 대창고 동아고 배재고 보문고 성의종고 진주농림고 청주상고 현풍고 휘문고 등 14개 고교는 1명씩을 배출했다.

출생 지역은 경남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9명, 경북 7명, 경기와 충북이 각각 4명, 대구와 충남이 각각 2명, 강원과 대전 부산 전남 평남이 1명씩이었다.

사장단 평균연령은 58.8세였다. 최고령자는 만 67세인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었고, 이어 윤종용 부회장과 허태학 사장이 64세 등으로 60세를 넘긴 임원은 총 21명이었다.

최연소는 전략기획실 김인주(50) 사장이었고 이 밖에 호텔신라 성영목 사장이 52세, 삼성 SDI 김재욱 사장이 54세 등으로 젊은 CEO 그룹을 형성했다.

삼성전자의 황창규 사장도 55세로 젊은 편이었다. 황 사장은 48세인 2001년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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