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벤처 및 이공계 기피는 국가적 위기”

  • 입력 2008년 5월 7일 19시 37분


"최근 한국의 벤처창업 및 이공계 기피 현상은 '국가적 위기'입니다."

최근 3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겸 KAIST 석좌교수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CMM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국내 벤처업계는 5년 후를 내다볼만한 싹조차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 의장은 "실리콘밸리 등 미국의 벤처현장을 경험하면서 끊임없이 생겨나는 벤처기업과 구글 같은 대기업이 상생의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자유로운 경쟁과 긴장관계가 건강한 시장을 만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벤처업계에는 좋은 인재가 없고, 벤처 기업을 도와줄 인프라도 부족하다"며 "산업 구조도 대기업 위주여서 창업을 해도 가치를 인정받기는커녕 손해를 보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게 부족한 창의력을 제공해주고, 대기업(130만 명)보다 훨씬 더 많은 2000만 명의 일자리도 제공해 준다"며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가진 인재들이 없어 새로운 기업도 없고, 투자할 만한 회사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KAIST의 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안 의장은 올해 2학기부터 '비즈니스 이코노믹스'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을 강의한다.

그는 "미국과 같이 경영대, 법대, 의대 등 다양한 학문과 연계해 공대가 대학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이공계가 없는 국가의 미래는 없는 만큼, 기업가 정신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 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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