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잘 이끌고, 구성원들이 잘 따른다고 해서 좋은 리더가 아닙니다. 21세기 최고의 리더는 리더 없이도 조직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매사추세츠 경영대학원의 찰스 맨즈(57·사진) 석좌교수가 밝힌 리더십의 정의다.
그는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해 15일과 16일 열리는 ‘대한민국 리더십 콘퍼런스’의 대표 연사로 참가해 국내 비즈니스 리더들을 만난다.
맨즈 교수는 방한에 앞서 7일에 했던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21세기 리더십의 핵심은 조직구성원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리더들은 과거 조직을 통제하고 명령을 내리는 영웅적, 카리스마적 리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글로벌화로 지리적으로 분산돼 근무하는 조직구성원이 늘고 있는 데다 지식 및 정보, 경영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복잡성으로 인해 과거 리더십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맨즈 교수는 “이제 리더보다 최일선의 종업원들이 자신의 일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이 보유하게 됐다”며 “따라서 21세기 정보혁명 시대에는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을 리드해 갈 수 있게 만드는 ‘슈퍼 리더십(super leadership)’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리더십이 리더의 지혜나 전문성, 지식, 의사결정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슈퍼 리더십에서는 리더보다 조직 구성원의 지식과 역량, 경험이 중시된다”며 “슈퍼란 슈퍼맨의 의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잠재능력과 노력을 끌어내는 능력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리더의 강점은 자기 자신의 능력에 있지 않고 조직 구성원의 능력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의 업적을 높이고 싶다면 그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해 스스로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수라고 맨즈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여기서 자율권 부여(empowerment)와 자유방임(permissiveness)을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며 “자율권을 부여하기 전에 조직원들이 지식과 정보, 기술은 물론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맨즈 교수가 참가하는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리더십 콘퍼런스로 올해는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십 개발’을 주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다. 800여 명의 인사(HR) 부문 전문가가 참석해 리더십 개발 사례와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인다. 02-3274-9223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