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로 농촌을 변화시킨다.’
11억 인구의 6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도의 농촌은 수천 년 동안 낙후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영세성, 취약한 인프라스트럭처, 과도한 몬순 우기(雨期) 의존 등으로 농산물의 품질이나 물량이 일정치 않고 다수의 중개상 개입으로 농민들은 시장에서 제 가격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런 인도 농촌에 한 농산물 수출업체의 노력으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ITC사는 2000년 농산물 인터넷 거래 사이트 ‘e-초팔(Choupal)’을 열었다. 초팔은 힌디어로 ‘마을, 만남의 장소’라는 뜻이다. ITC는 농민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브로커나 중개상을 배제하고, 이 사이트에 각종 정보를 올려놓아 농민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농민들은 e-초팔을 통해 실시간으로 농산물 가격 동향, 날씨, 과학적 영농기술, 원재료 가격 정보를 얻고 있다.
농민들이 이 사이트에 소량의 농산품 샘플을 제시하면 e-초팔 상거래 절차에 따라 농산물 판매가격이 결정된다. 농민들은 가격 결정 후 ITC가 지정한 물류센터에 해당 농산물을 보내고 대금을 받는다.
이를 통해 농민들은 일반 경매방식으로 농산품을 처리할 때보다 상당한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콩은 t당 8∼10달러가 절감된다고 한다. ITC는 품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해 국제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윈윈’하고 있다는 것이다.
ITC에 따르면 e-초팔 사이트를 개설한 2000년 첫해에 콩 한 품목에서만 농민들은 28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e-초팔은 현재 인도 9개 주 3만8500개 마을에서 콩, 커피, 밀, 쌀, 새우 등을 생산하는 400만 명 이상의 농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ITC는 e-초팔을 통해 지난해 3억 달러의 거래 실적을 올렸으며, 내년에는 6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까지 15개 주 10만 개 마을에 1000만 명의 농민을 고객으로 확보해 인도 농민과 세계 수요자 및 원자재 공급자 간 글로벌 거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상곤 KOTRA 뭄바이 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