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광고에는 그 동안 '신뢰'와 '무게감'이 돋보이는 모델이 등장해 왔다. 상품이 워낙 고가인데다 주요 구매층이 40, 50대여서 이들과 공감대 형성이 중요했기 때문.
그러나 젊은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건설업체들이 해외 시장도 의식하면서 20대 모델의 '깜짝 기용'이 늘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의 새 브랜드 모델로 배우 전지현씨를 선정하고 8일부터 TV광고에 나섰다.
젊은 층의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전 씨가 아파트 모델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
롯데건설은 그 동안 배우 박상원(49), 안성기(56), 지휘자 금난새(61) 씨 등 무게감 있는 모델을 써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잠재 고객인 20대의 눈을 끌기 위해 모델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2003년부터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모델로 활동해 온 김남주(37) 씨 대신 올 2월부터 김태희씨를 투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중견 탤런트나 잉꼬부부보다 자기 인생을 당당하게 사는 20대 여성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며 모델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SK건설은 올해 3월부터 기업 PR광고에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선수를 투입했다.
SK건설 관계자는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의 이미지는 해외 사업을 늘리고 있는 SK건설의 '글로벌 이미지'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주택 경기 침체로 올해 분양 물량을 줄인 상황에서 아파트 브랜드 'SK View'광고 보다는 업체 자체의 이미지 광고에 주력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금호건설도 이달 말 계약이 만료되는 모델 김희애 씨의 후임을 물색하면서 동시에 2003년부터 사용해온 '어울림'을 대체할 새 브랜드를 찾고 있다.
회사 측은 "베트남 등 해외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외국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