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 환경보호 개념을 접목한 ‘그린 IT’가 주목받고 있다.
IBM은 전력 소비를 줄이고 환경 친화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그린 IT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미국 IBM 본사는 지난해 5월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빅 그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IBM은 “사업 전반에 매년 1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IT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중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IBM도 그린 IT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IBM이 최근 완공한 IT 서비스기업 ‘호스트웨이’의 인터넷데이터센터는 그린 IT 기술의 총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에너지 효율을 높여라’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호스트웨이 5층의 인터넷데이터센터.
대형 서버가 가득 들어차 있지만 의외로 실내 공기는 뜨겁지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버 앞면은 앞면끼리, 뒷면은 뒷면끼리 마주보도록 배치했다. 천장에 달린 배기구는 뒷면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기를 효율적으로 빨아들였다.
이에 비해 과거 데이터센터 서버는 모두 한 방향으로 배치했다. 전체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서 냉각하는 데 전력 소모가 많았다.
한국IBM은 외부 공기를 유입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겨울에는 차가운 바깥 공기만으로도 열을 식힐 수 있었다.
호스트웨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절전과 에너지 효율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새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은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28% 정도 적다”고 말했다.
김진환 한국IBM 글로벌 서비스 실장은 “현재 IT 산업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약 2%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IT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향후 IT 분야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 친환경 전도사 한국IBM
한국IBM은 에너지 효율성 진단, 가상화 기술, 고효율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통해 그린 IT를 실현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 진단은 ‘에너지가 어디서 낭비되는지 파악해 고객 기업들에 조언하는’ 것을 말한다. 호스트웨이의 데이터센터도 기기 배열을 바꾸고 외부 공기를 유입하는 장치로 에너지 낭비를 줄였다.
한국IBM은 최근 가상화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컴퓨터 내 가상공간을 만들어 여러 사용자가 나눠 쓰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각 컴퓨터가 중앙연산처리장치(CPU)의 10%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IBM 본사는 이 기술을 통해 최근 10년 동안 400여 곳의 데이터센터를 13곳으로 줄였고 관리 비용도 매년 5000억 원가량 절약하고 있다.
한국IBM은 새로 짓는 국민은행 데이터센터에도 가상화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세계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IT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에너지 효율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IBM은 기업 환경에 맞는 ‘맞춤형’ 그린IT 솔루션을 제공해 환경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