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홈에버 전격인수… 점포수 103개로 껑충
10조 매출 112개 점포갖춘 이마트와 양강체제로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는 14일 홈에버(점포 수 36개)를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100%와 홈에버의 자산, 부채 등을 총 2조3000억 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랜드그룹은 2006년 프랑스 카르푸로부터 한국까르푸를 1조7500억 원에 인수했다.
현재 이마트는 112개 점포로 대형마트 1위이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점포가 각각 67개, 56개이다.
홈플러스가 홈에버의 36개 점포를 인수함에 따라 홈플러스 점포는 103개로 늘어나 1위인 이마트를 바짝 뒤쫓게 된다.
매출액도 지난해 기준으로 홈플러스는 6조1000억 원이었으나 홈에버의 1조5700억 원을 합치면 7조67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승한 홈플러스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선두 회사를 쫓아가기에 숨이 벅찼는데 이번 인수로 대형마트 시장이 양강 구도로 재편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해 볼 만하게 됐다”며 “연내에 추가로 10∼12개의 점포를 내는 등 공격 경영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인 퍼미라로부터 4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홈에버를 매각함에 따라 퍼미라와의 MOU는 무효가 됐다.
권순문 이랜드개발 사장은 “패션과 아웃렛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회사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홈에버를 팔게 됐다”며 “미래 성장동력인 건설·레저부문의 투자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홈에버가 지난해 적자가 2000억 원이나 된 만큼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홈에버 점포 중 15곳이 임대점포여서 부동산 가치가 적은 데다 최근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사 대립으로 기업 이미지가 악화됐다.
특히 무(無)노조 원칙을 지키는 삼성 출신 경영진이 많은 홈플러스에서 홈에버의 노조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이승한 사장은 “비정규직은 법적 절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개선해 노조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