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테크윈-화재-증권 새 사장단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이기태 대회협력 부회장- 뚝심으로 일군 ‘애니콜 신화’ 주역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 ‘황의 법칙’만든 반도체 최고전문가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 반도체 공정개발 주인공

임형규 전자 신사업팀장- 메모리 설계 개발 지휘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 특수 - 엔진사업 도맡아

14일 발표된 삼성그룹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의 퇴진과 이윤우 전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의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 선임이었다. 이와 함께 이기태 기술총괄 부회장이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으로,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기술총괄 사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긴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기태 부회장과 황 사장의 전보에 대해서는 앞으로 ‘유력한 차기 총괄 대표이사 코스’를 밟는 영전이라는 평가가 다소 우세하고 삼성 측의 공식적인 설명도 같은 흐름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분석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부회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휴대전화를 메모리반도체에 이은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끌어올린 이른바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이다. 1995년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시중 제품 15만여 대를 모두 수거해 구미사업장에 쌓아놓고 불태운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삼성 휴대전화를 노키아 모토로라와 경쟁하는 세계 3대 브랜드로 성장시키면서 1994년 무선부문 이사, 1996년 무선사업부장 상무, 1998년 전무, 1999년 부사장, 2001년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황 사장은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반도체 최고 전문가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UMASS)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황 사장은 1998년 전무, 1999년 부사장, 2000년 대표이사 겸 메모리사업부장, 2004년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승승장구해왔다.

그는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불황과 경기 용인시 기흥 공장의 정전사고 등으로 시련을 겪으면서도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 강한 리더십과 함께 위기관리 능력도 인정받았다.

황 사장의 뒤를 이어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선임된 권오현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고 미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권 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신제품 공정개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으로 주목을 받아왔으며,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차세대 주력 사업인 비메모리(시스템LSI) 사업 분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삼성 반도체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그가 이끄는 시스템LSI는 삼성전자의 6대 성장동력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신사업팀장과 삼성종합기술원장을 겸직해온 임형규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신사업팀장만 맡게 된 것은 ‘삼성전자의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에 전념하라’는 의미이다. 임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 플로리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6년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은 이래 메모리반도체의 설계 및 개발에 깊게 관여해왔다.

오창석 신임 삼성테크윈 사장은 1974년 삼성그룹으로 입사해 1992년부터 삼성테크윈에서 근무하면서 특수사업, 엔진사업을 책임져 왔다. 삼성테크윈의 사업 현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카메라 등 기존 사업을 일류화하면서 새로운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 “금융국제화 추진 적임자”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 글로벌 톱10 구체화 임무 ▼

‘삼성 특별검사’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장이 물러나기로 한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후임 사장이 각각 내정되면서 두 회사의 ‘책임경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지대섭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경영지원팀장은 1979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뒤 삼성생명 재무기획실, 삼성화재 기획관리담당 이사,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지원팀장(상무)과 경영지원실장(전무) 등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삼성화재 측은 “삼성화재에서 기획관리를 담당한 경력과 삼성전자에서의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화재의 본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화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의 후임인 박준현 삼성생명 기획관리실장은 1979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기획조사팀장, 재무기획팀장(상무), 자산PF운용팀장(전무), 자산운용사업부문장(부사장)을 거친 정통 ‘금융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업계 및 관계사의 여러 인사를 검토한 결과 자산운용사업과 금융기획부문의 경험이 풍부한 박 사장 내정자를 적임자로 정했다”며 “‘2020년 글로벌 톱10’ 비전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다음 달 5일 각각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지 사장과 박 사장 내정자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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