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비리 수사 속도 낸다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검찰이 14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최근 공기업 비리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를 공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산관리공사 본사와 자산관리공사 직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자산관리공사 김모 신용지원부장이 2005년 D사의 무담보 채권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한 뒤 이 업체가 건넨 금품을 받고 해당 채권의 압류를 해제해 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 부장과 실무담당 직원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산관리공사 경영진이 무담보 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제공한 리베이트를 받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도 이날 증권선물거래소의 부산 본사 및 서울 여의도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증권선물거래소가 정보기술(IT) 설비와 관련해 납품 업체 등에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확보하고 진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날 5, 6명의 수사관을 보내 서울사무소의 이정환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실과 부산 본사의 경영지원본부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정례 감사를 통해 증권선물거래소가 2006년 1월∼2007년 9월 골프 접대비로만 10억5000만 원을 사용한 사실 등을 적발한 뒤 관련 자료를 지난달 검찰에 제출했다.

한편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그랜드백화점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산은 최모 전 팀장이 2002년 그랜드백화점 주식을 대량 매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출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최 전 팀장은 친인척 명의로 그랜드백화점 주식의 7%인 39만 주(약 2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검찰은 산은이 2002년 그랜드백화점의 사모사채 1800억 원어치를 매입할 당시 최 전 팀장이 여신담당 업무를 맡았다는 점에 주목해 최 전 팀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대출 관련 대가가 아닌지 등에 대해 확인 중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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