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갑’ 여전히 꽁꽁… 수출은 호조

  • 입력 2008년 5월 19일 03시 01분


내수경기의 한 축(軸)을 이루는 투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다른 축인 민간소비는 여전히 ‘터널의 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비가 언제 살아나느냐가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08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자료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소비 부진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특히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실질소득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소비심리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인 4.1%였다.

고용사정 악화도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8월 29만3000명(전년 동기 대비)으로 30만 명 선 아래로 떨어진 뒤 올해 2월까지 7개월째 20만 명대에 머물다 3월(18만4000명) 4월(19만1000명) 등으로 2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내수와 함께 국민경제의 ‘양 날개’를 구성하는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여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378억 달러였다. 고유가 등에 따른 수입금액 증가로 지난달 수입은 28.5% 늘어난 380억 달러로, 2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면서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높은 수출 증가율 덕분에 적자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최근의 높은 수출 증가율이 원화약세(원화환율은 상승)에 기인한 바가 적지 않고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은 수출호조 및 국제수지 적자 축소라는 ‘빛’과 함께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그늘’을 함께 갖고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