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의 드림카, 조건은 개성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는 도우미들은 어떤 차를 선호할까.
요즘 신차 발표회나 모터쇼에서 도우미들은 외모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자동차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다.
최근 자동차 도우미들은 단순히 자동차 옆에 서 있는 ‘인형’의 역할을 벗어나 직접 자동차를 설명하고 고객들을 이해시키는 능력을 갖춰야만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늘씬한 몸매에다 자동차 지식까지 갖춘 그녀들이 좋아하는 자동차는 무엇인지 관심을 갖기 마련.
12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모터쇼 수입차 부스에서 활약했던 이지희, 육지혜, 황미희, 황인지(이상 26세), 강유이(27) 씨 등 5명의 전문 도우미들로부터 선호하는 자동차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모두 레이싱 모델 경력도 있고 개인 팬클럽도 보유한, 경력 4∼8년차의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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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갖고 싶어 하는 차
도우미들은 개성있는 디자인의 차, 너무 크지 않은 차, 연료소비효율이 좋은 차, 3000만∼4000만 원대 수입차들을 주로 ‘갖고 싶은 차’로 지명했다. 크기가 적당하면서 디자인이 멋진 자동차를 가지고 싶어 하는 보통의 신세대들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셈이다.
이지희 씨는 ‘아우디 TT쿠페’를 첫손으로 꼽았다. “지붕이 아름다운 유선형으로 흐르는 디자인이 일반적인 차들과 차별화되고 스포츠형 독일차 가운데서는 운전이 쉬운 점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씨는 “수입차들은 보기엔 좋아도 막상 여성들이 운전하려 들면 운전대를 돌리기가 너무 힘들고 승차감도 거친 경우가 많아 미리 시승을 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폴크스바겐 ‘골프 GTI’를 좋아한다는 황미희 씨는 “일하면서 자주 봐서 그런지 비싼 슈퍼카들에 대한 환상은 오히려 적다”고 말했다. 황 씨는 골프 GTI에 대해 “순간 가속력이 좋아 운전하는 재미가 있는 데다 L당 12km 수준의 연료소비효율도 지갑이 두둑하지 않은 직장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육지혜 씨는 푸조 ‘207CC’를 좋아한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디자인이 깜찍한 데다 지붕을 열 수 있는 컨버터블이어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프랑스 차 특유의 디자인 철학과 실용성도 장점으로 꼽았다.
○남성에게 권해 주고 싶은 차
도우미들은 남자친구 혹은 남편에게 권하고 싶은 차에서는 ‘승차감’을 내세웠다. 고성능 스포츠카보다는 크고 편안한 럭셔리 세단에 호감을 보였다.
장시간 허리를 굽히거나 하이힐을 신은 채 비스듬한 포즈를 취해야 하는 직업적 애로사항과도 관련이 있는 듯했다. 또 ‘나만의 남자’가 너무 튀는 슈퍼카를 몰며 주목을 받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모터쇼 기간 중에 도우미 숙소에서는 파스 냄새가 진동하고 경락마사지 받는 도우미들도 꽤 된다”며 말을 꺼낸 이지희 씨는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렉서스 ‘ES350’ 등이 한국 여성의 섬세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유이 씨도 “크고 넓은 차가 가장 좋은 것 같다”며 BMW ‘750Li’를 예로 들었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그에 어울리는 디자인에다 덩치가 크면서도 날렵한 성능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미희 씨는 벤틀리 ‘콘티넨탈GT’가 ‘드림카’다. 고급스럽고 모던한 벤틀리만의 느낌은 그야말로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도 멋지다. 하지만 여성이 편하게 보조석에 앉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차로는 역시 실내가 좁고 승차감이 거친 스포츠카보다는 대형 세단이 좋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