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체결한 하나로텔레콤 인수 계약과 관련해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을 상대로 당시 경찰의 수사 내용 등을 충분히 알려주지 않은 데 대한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컨소시엄은 SK텔레콤에 하나로텔레콤을 매각한 종전 대주주로, 국내 인수기업이 외국계 펀드로부터 기업을 인수한 뒤 계약 내용과 관련해 소송을 벌이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19일 “지난해 계약 과정에서 당시 주주인 뉴브리지-AIG 컨소시엄 측이 수사 내용과 심각성에 대해 (인수자인 우리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23일 경찰이 하나로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자의 집단 소송제기 및 SK 브랜드 가치 하락 등으로 적지 않은 유무형의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이 해체돼 실체가 없어졌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뉴브리지 아시아 HT, L.P.’ 등 9개의 펀드도 이미 해산한 상태여서 명확한 소송 상대방이 없다는 점 때문에 고민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법무팀을 중심으로 소송 상대방에 대한 검토를 벌인 끝에 최근 소송 대상을 확정했고, 이르면 이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 측은 “소송제기 등 공식적인 움직임 없이는 답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