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닷새 남았다” 여야 FTA 초읽기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한나라 “검역주권 합의” 소식에 “표결도 자신”

김원웅 위원장 법안소위 회부 강행설에 들썩

민주당 “상임위원 교체해서라도 통과 막을 것”

‘쇠고기 정국’으로 17대 국회 내 처리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임시국회 폐회를 닷새 앞둔 19일 되살아날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미 양국이 ‘검역주권 명문화’에 합의한 데다 공개 발언을 삼가던 통합민주당 내 한미 FTA 찬성론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FTA 주무 상임위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김원웅 위원장이 민주당 내 찬성론자의 전위에 서 있다.

○ 한나라당의 기대

한나라당은 ‘검역주권 명문화’를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19일 “이런 분위기라면 민주당의 찬성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만큼 표결 상황만 된다면 통과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5월 임시국회 회기가 24일까지고, 본회의는 22, 23일 이틀간 잡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보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특단의 대책을 써서라도 이달 30일까지인 17대 회기 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민주당의 협조를 거쳐 26일 임시국회를 재소집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원웅의 난(亂)(?)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FTA 비준동의안을 통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다”고 말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법안심사소위 회부는 표결 처리에 앞서 비준동의안 문구의 적합성 등을 따지는 절차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깜짝 놀라 알아봤더니 ‘분위기 떠보기’ 발언이었다. 하지만 강행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돌발 상황을 두고 당 일각에서는 ‘김원웅의 난’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2002년 대통령선거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기는 했으나 민자당을 거쳐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경력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 위원장의 의지는 18일 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서 비공개 보고를 받을 때에도 확인됐다. 이 과정은 당 지도부에 일절 보고 되지 않았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19일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사견 공개가 지나칠 경우에는 정당인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게 된다”고 논평했다.

○ ‘선수교체’할 수도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통외통위 법안심사소위→통외통위→본회의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현재 통외통위는 김 위원장 외에 민주당 13명, 한나라당 12명, 민주노동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 김진표 정의용 문희상 의원은 한미 FTA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준동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 의원의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의 과반수 찬성’이라는 요건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19일 통외통위 ‘선수교체’ 방침을 밝혔다. FTA 찬성론자를 반대론자로 교체함으로써 표결 통과를 막겠다는 뜻이다. 최 대변인은 “상임위 배정은 원내대표에게 전권이 있다”며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 일부가 교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치열한 표 계산 및 집안단속이 예상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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