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과 어울리려 시간 투자해야”
“소통(疏通)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무조건 시간을 내십시오.”
LG전자 안에서 ‘소통의 달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디지털미디어(DM)사업본부장인 황운광(사진) 부사장의 소통론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사무실에서 만난 황 부사장은 “상대방과 소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그의 말을 듣는 것”이라며 “이런 ‘듣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운데 그 이유는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서장 같은 리더들은 사원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어떤 얘기든지 일단 들어줘야 한다”며 “잘 듣기만 하면 소통의 절반 이상은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황 부사장은 ‘말귀를 못 알아먹는 답답한 부하 직원’ 때문에 생기는 소통비용(Communication Cost)의 문제도 결국 윗사람의 책임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부하 직원들을 ‘각각의 개인’이 아닌 ‘일꾼집단(workforce)’으로 대하면 결국 소통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각 개인의 특성과 환경을 파악하고 존중하는 소통의 방법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중장기적으로)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를 나와 연구원으로 오래 근무한 황 부사장은 평소 조용한 성격이지만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기꺼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영화상영관 1개를 통째로 빌려 맥주 마시면서 웃고 떠들며 즐겁게 영화 보고 나면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며 “이런 소통 행사도 해마다 메뉴를 바꿔 신선함과 재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구성원이 없으면 회사도 없지 않느냐”며 “회사란 뜻의 영어 단어 ‘company’가 ‘동료’란 뜻도 있음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