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2일 비교적 큰 폭의 조직개편을 했다.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MP3플레이어와 노트북PC사업을 정보통신총괄 산하로 옮기고 생활가전사업부를 디지털미디어(DM)총괄 산하로 보내기로 했다. 또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사임한 이재용 전무에게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시장 개척 업무를 맡기는 등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도 확정해 발표했다.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의 첫 조직개편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진 것은 이 부회장이 “다양한 제품과 사업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취임사에서 강조한 ‘창조경영’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노트북-MP3 → 정보통신, 생활가전 → 디지털총괄로 이전
바이오 환경 에너지 헬스 등 미래사업 R&D조직 통합 재편
○ 시너지 강화와 미래 위한 연구개발(R&D)에 방점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은 휴대전화사업을 맡는 정보통신총괄과 TV사업의 DM총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 사이에 중복사업을 정리하고 시너지효과를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MP3사업 신설팀과 노트북PC 등 컴퓨터시스템사업부를 당초 DM총괄에서 정보통신총괄 산하로 옮겼다. MP3, 노트북PC사업과 휴대전화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독립사업부로 운영하던 생활가전사업부는 DM총괄 산하로 옮겨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박종우 DM총괄 사장이 겸직하던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에는 GE 출신의 최치훈 고문을 사장 직위로 전환해 전진 배치하면서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이어 기술총괄 산하에 삼성종합기술원을 편입하면서 에너지 환경 바이오 헬스 등 미래사업을 위한 R&D 조직을 통합 재편했다. 회사 측은 사업별 R&D는 사업총괄별 연구소에 보내고 기술총괄은 미래 사업의 원천기술 연구에 매진하는 구조로 개편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협력업체 지원 활동을 위해 이 부회장 직속으로 상생협력실을 신설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력사업 분야 책임자에 대한 인사도 발표했다.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총괄로 선임된 권오현 사장이 맡아오던 시스템LSI사업부장에는 우남성 SOC개발실장이 선임됐다. 그동안 AV사업부장을 맡아온 전동수 부사장은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으로 이동했다.
동남아총괄이던 박상진 부사장은 삼성테크윈의 카메라사업부장으로 전출됐으며 신임 동남아총괄에는 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팀장을 담당하던 하윤호 전무가, 중남미총괄에는 이탈리아법인장인 유두영 전무가 각각 보임됐다.
이재용 전무는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 직속의 직책없는 전무로서 중국 인도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과 글로벌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 순환근무하기로 했다. 이 전무의 첫 근무지는 중국 상하이(上海)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화제의 인물과 인연들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사장)에 임명된 최치훈 고문은 동양인으로서 미국 GE의 본사 최고위직에 올랐던 인물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신수종(新樹種) 사업 확대를 위한 ‘구원투수’로 깜짝 영입돼 관심을 끌었다.
▶본보 2007년 7월 30일자 B1면 참조
삼성, 에너지사업 전문가와 손잡다
또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삼성전자 내에서 일반소비자 대상 제품인 휴대전화와 TV를 각각 맡고 있는 최지성 박종우 사장에게 MP3, 생활가전 등 새로운 사업이 많이 맡겨져 눈길을 끌었다.
최 사장은 DM총괄 사장을 맡을 당시 프린팅사업부장이던 박 사장과 함께 손발을 맞추며 마케팅에 관한 한 ‘삼성전자 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차세대 R&D는 반도체총괄 출신이 도맡았다.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과 임형규 신사업팀장은 각각 비슷한 시기에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장과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주요 제품 개발을 도맡아 온 국내 최고의 ‘테크노 최고경영자(CEO)’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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