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더모트 보든), 최고구매책임자(CPO·토머스 린턴),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디디에 슈네보) 등 핵심 경영진에 한국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국인을 잇달아 영입해 관심을 끌었다.
LG전자는 23일 영국 유니레버사(社)의 글로벌 인사관리 담당 출신인 레지널드 불 부사장을 CH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른바 ‘C레벨’ 경영진 7명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인 남용 부회장과 백우현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등 3명을 제외한 4명이 외국인으로 채워지게 됐다.
LG전자는 “세계 100여 개 법인, 24만 명의 직원을 둔 유니레버는 ‘현지 중심 경영’을 통해 소비재 시장 1위를 지켜 왔다”며 “신임 불 부사장은 유니레버의 글로벌 인사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LG전자 인사관리(HR)부문의 진정한 글로벌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 부사장은 △해외법인의 조직책임자급 우수 현지인의 발굴과 리더십 개발, 육성 △글로벌 비즈니스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인사제도 구축 △HR를 포함한 각 분야 업무역량의 글로벌화 등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불 부사장은 글로벌 인재를 데려오고, LG맨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며 “노경(勞經)관계, 법무, 대관(對官) 업무 등 국내 현안은 그동안 CHO를 겸임해 온 김영기 지원부문장(부사장)이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LG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는 해외 매출이나 해외 근무 직원 비율 등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사람, 제도, 업무 스타일 등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