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정치문제 돼 안타까워… 쇠고기 고시 예정대로”

  • 입력 2008년 5월 24일 03시 01분


정운천(사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어서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문제가 정치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표결이 끝난 뒤 정부과천청사 장관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나는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이라며 “인사를 내가 하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을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축산농가 대책 마련과 검역 강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단속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라며 “오늘도 이 일에만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관이 되기 전에는 정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정치하는 것을 본 적도 없는데 이번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정치적 문제까지 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정 장관은 또 한미 쇠고기 위생협정을 다음 주 초 예정대로 고시(告示)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시를 연기해서 더 얻을 것이나 더 잘할 것이 있으면 연기하겠지만 그럴 만한 점이 없다”며 “국회 청문회에서 15일로 예정됐던 고시를 7일에서 10일 정도 미루겠다고 했으므로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의 고시 연기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 원칙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반대 의견이 일부 있더라도 옳다고 믿는 것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농식품부 직원들 ‘안도’

한편 농식품부는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 부결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지는 않았으나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임건의안 부결을 환영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촉각을 곤두세우던 직원들은 대부분 안심하는 표정”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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